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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침에 한 장] 지상 최대의 스케치북

등록 2023.09.22 08:21 / 수정 2023.09.2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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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렌즈에 담긴 그 순간, 그 의미를 짚어보는 시간이죠. 사진기자가 선택한 아침에 한 장입니다. 오늘은 조선일보 사진부 오종찬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에 볼 사진은 어떤 건가요.

[기자]
수 많은 시민들이 왕복 10차선 도로 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장면입니다. 며칠 전 서울 반포대로에서 재밌는 이벤트가 열렸는데요. 드론을 띄워서 하늘에서 색다른 시선으로 그 풍경을 담았습니다. 함께 보시죠. 서울 서초구에서 열렸던 서리풀 페스티벌의 한 장면입니다. 가족 단위의 시민들이 나와서 왕복 10차선 반포대로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중단됐다가 4년 만에 다시 열린 이 행사에만 5만여 명의 시민이 찾아왔습니다. 도로 위에 맘껏 그림을 그리는 이 프로그램 이름은 '지상 최대의 스케치북'이었는데요. 분필과 물감으로 회색빛 아스팔트가 금세 알록달록한 스케치북처럼 변신했습니다.

[앵커]
 삭막한 도로가 예쁘게 꾸며진 모습이 정말 이색적인데요. 사진을 보니 어린이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기자]
네. 평소 아이들에게 도로는 위험해서 절대로 들어가면 안 되는 곳이라고 신신당부를 하는데요. 도로에서 그림을 그리던 어린이들은 금지된 경계가 허물어지자 얼굴에 자유로움이 가득했습니다. 손잡고 함께 도로 한복판까지 걸어온 부모들도 바닥에 앉아 잠시 동심의 세계에 빠졌습니다. 모두가 잠든 밤, 촉촉이 내린 가을비에 도로의 그림들은 깨끗이 지워졌다고 합니다. 

[앵커]
알록달록한 도화지가 순식간에 다시 회색빛 아스팔트로 변했나 보네요. 아이들에겐 잠시 동화 같은 꿈을 꾼 기분일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아침에 한 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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