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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尹 만난 '파친코' 배우 "韓日을 200% 가진 저는 자랑스런 자이니치"

등록 2023.10.05 14:19 / 수정 2023.10.0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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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750만 동포, 대한민국 발전의 든든한 지원군"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5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3 세계한인회장대회 및 제17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파친코'에 출연한(둘째 아들 모자수 역) 재일동포 3세(자이니치)이자 재미동포 박소희 배우의 글 낭독에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세계 한인의 날'을 맞아 "이역만리 타향에서 역경을 이겨낸 우리 재외동포는 대한민국 발전의 든든한 지원군"이라며 "세계 곳곳에 우리 기업과 국민, 750만 동포가 함께 힘을 모아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넓혀 나가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한인회장대회 및 제17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지난 6월 출범한 재외동포청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동포 여러분을 꼼꼼하게 살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 시작된 120년 이민의 역사는 그동안 대한민국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데 큰 힘이 됐다"며 과거 하와이 사탕수수밭과 중남미 선인장 농장에서 모인 독립 자금을 비롯해 파독 광부·간호사들이 송금한 산업화의 종잣돈과 재일동포 기증으로 조성된 주일 공관 9곳의 사례를 들었다.

이어 추석 연휴 전후로 만난 일본 원폭 피해 동포와 파독 근로 동포들을 언급하며 "그분들의 삶이 바로 불굴의 의지로 고난을 이겨낸 대한민국의 현대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 이제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국제사회에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 도약하고 있다"며 "지난달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국가 간 격차를 줄이고 상생하기 위해 힘을 모아 유엔을 중심으로 연대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우리 대한민국 정부가 그 선도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또 "우리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와 기대가 커지고 있다"면서 "동포 여러분께서 조국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더 많이 기여하고 국제사회에 더 많이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바는 바로 자유민주주의의 확립과 시장경제의 회복"이라며 "자유·인권·법치를 통해 우리 대한민국과 전 세계의 자유·평화·번영에 이바지하는 국가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선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야 하고 국제주의를 지향해야 한다"며 "동포 여러분께서는 그동안 우리 조국을 위해서 많은 뒷받침과 기여를 해주셨지만 저희가 동포 여러분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재외동포청을 만들어서 여러분을 꼼꼼하게 살피는 것은 대한민국이 바로 이 국제주의를 지향하면서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를 확고히 하려는 우리 정부의 철학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재외동포 여러분들이 늘 자랑스럽다"며 "초기 해외 진출 그 시작은 고되고 미미했지만 동포 여러분의 각고의 노력으로 위대한 한국인의 이민사와 경제사를 써내려 오셨다"고 했다.

5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3 세계한인회장대회 및 제17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파친코'에 출연한(둘째 아들 모자수 역) 재일동포 3세(자이니치)이자 재미동포 박소희 배우가 글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 축사 후 재일동포 3세 출신의 미국 배우인 박소희 씨가 '차세대 동포의 다짐'을 낭독했다. 그는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파친코'에 둘째아들 모자수 역으로 출연해 국내에서도 알려진 배우다.

박씨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일제강점기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일자리를 찾아 일본으로 건너왔고, 일본에서 나고 자란 미국 국적을 가진 한국인, 자이니치 3세 박소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이 바뀔 때마다 놀려대는 친구들과 싸워야 했다"며 일본어로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쪽지를 받았던 일을 전했다.

그럴 때마다 그의 아버지는 "한국인으로 당당히 살아라. 그게 너에게도 일본 사회에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씨는 "전 세계를 무대로 살고 싶어서 미국으로 가 '소지 아라이'라는 일본 이름을 쓰고 있다"며 "일본 이름을 써야 배우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일본 어디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자이니치의 존재,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경계인"이라고 했다.

박씨는 쪽지를 줬던 일본 친구의 말처럼 자신이 돌아가야 하는 나라가 어디겠느냐고 되물으며 "드라마 파친코를 만나면서 그렇게 찾아 헤맨 나의 조국이 어디인지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삶을 개척해 나간 주인공의 이야기는 어릴 적 듣던 제 할머니의 이야기였다"며 "한국과 일본의 경계선 그 어디엔가 서 있던 제게 할머니는 돌아가고 싶은 모국이었다"고 했다.

이어 "드라마를 통해 자이니치의 존재를 알릴 수 있어 좋았다"며 "한국과 일본을 모두 200%를 가진 존재, 저는 자랑스러운 자이니치"라고 했다.

박씨는 "전 세계 한인들에게 말하고 싶다"며 "우리가 한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갈 때 비로소 진정한 200%의 내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자이니치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재외동포가 되겠다"며 "대한민국은 저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달라"고 했다.

이날 행사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롯해 세계 각국 한인회장 350여명과 박진 외교부 장관, 이기철 재외동포청장, 국민의힘 김석기 재외동포위원장, 태영호 의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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