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후진국 해충' 이라는 빈대가 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습니다. 유럽이 빈대 출몰로 골치를 썩고 있고 국내도 사라진 줄 알았던 빈대가 곳곳에 나타나 비상입니다. 왜 갑자기 빈대가 전 세계에 퍼지는지, 신경희 기자와 따져 보겠습니다. 신 기자, 빈대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게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죠?
[기자]
네, 빈대는 위생이 열악한 후진국 해충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최근엔 파리의 기차와 병원, 학교에서도 출몰해 내년 여름 올림픽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습니다. 영국에서는 코로나 기간에 비해 빈대 출몰이 약 65% 늘었다고 보고됐습니다.
[앵커]
베드 버그 라고도 하죠. 유럽 여행갈 때면 침구에 있는 빈대를 조심하라고 해서 언제적 빈대냐 생각했는데, 우리나라도 빈대가 퍼지고 있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9월 초부터 빈대 신고가 접수됐는데요. 찜질방이나 고시원, 기숙사처럼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곳 위주였습니다.
엄우용 / 계명대 생활관장
"단기로 머무는 외국 학생이 많습니다. 그런 게 하나의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지금 추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저희가 취재해 보니, 서울의 아파트 한곳에서만 빈대 30마리가 발견됐는데요. 이미 서울 도심도 빈대 습격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정의석 / 방역업체 대표
"건수는 (원래는) 주1회 정도 있었고요. 근데 요즘들어는 거의 매일 있습니다."
[앵커]
40년 전에 이미 빈대가 박멸된 줄 알았는데, 해외에서 들어왔다고 봐야하나요?
[기자]
전문가들은 일단 외국인 유입을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처음 빈대 신고가 접수된 장소가 모두 외국인이 머문 곳이고요. 유럽을 중심으로 번지는 빈대와 동남아에서 번지는 빈대가 섞여서 발견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양영철 /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빈대 종류가 세계 각지에서 들어오고 있다 이렇게 결론이 내려질 수 있겠죠."
[앵커]
국내는 해외 유입이 원인이라 해도, 전 세계적으로 빈대가 퍼지는데는 이유가 있을텐데요?
[기자]
주로 열대지방에 서식했던 빈대는 1948년 살충제인 DDT가 발명된 후 세계적으로 박멸됐는데요. 지구온난화로 빈대가 좋아하는 기온이 형성되고 해외여행이 늘어 사람들이 빈대를 곳곳에 실어날랐습니다. 특히 올해는 팬데믹 종료로 해외여행이 급증해 빈대가 곳곳에서 출몰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온난화와 늘어난 해외 여행이 맞물린 결과군요. 어쨌든 이제 각 가정에서도 대비를 해야할 것 같아요, 어떤 방법이 있습니까?
[기자]
빈대는 모기보다 10배 많은 피를 빨기 때문에 더 가렵고 붓는 면적도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병원에 가서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처방받으면 도움이 됩니다. 빈대 박멸도 중요한데요. 빈대를 발견하면 보건소에 신고해야 하고요. 가정용 살충제엔 이미 내성이 있어 효과가 없다고 합니다. 대신 45도 이상 열을 쏘이면 죽기 때문에 스팀 소독이 효과적입니다.
[앵커]
개별 가정에서 대응하기엔 역부족인데, 정부나 지자체들의 대책은 있습니까?
[기자]
범정부는 어제부터 합동대책본부 가동을 시작했고요. 서울시는 호텔·찜질방 등 3000여 곳을 대상으로 위생관리 특별점검에 나섭니다. 다음주 질병청은 방역업체들과 만나 박멸 대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앵커]
침대나 가구의 틈새를 잘 살피시고 빈대를 발견하면 보건소에 신고하시는 게 좋습니다. 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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