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영웅 열사묘 주장'도 허구

정세영 기자 | 2013.05.22 22:35

[앵커]
광주민주화 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하는 쪽에서 근거로 드는 게 또 하나 있습니다. 북한에 있다는 ‘인민군 영웅들의 열사묘'입니다. 광주 민주화 운동에 투입됐다가 귀환하지 못한 북한 특수 부대원들이 여기에 묻혀 있다는 건데, 이것 역시 황당한 얘기라는 게 대한민국 정보 당국이 내린 결론입니다.

정세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함경북도 청진시 낙양동에 있는 북한군 가묘입니다. 가묘들 가운데 있는 비석 앞면에는 '인민군영웅들의 렬사묘'라고 적혀 있고, 뒷면엔 '당과 인민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라는 설명과 함께 이름들이 빼곡이 적혀있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측은 이 묘비를 증거로 제기합니다. 이름이 새겨진 158명이 바로 광주민주화운동에 투입됐다가 복귀하지 못한 북한군 특수부대원이라는 겁니다.

"광주민주화운동 배후조종에 성공한 공로로 북한 대남부서 소속 인원들은 훈장도 받았다"는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나 김덕홍 전 려광무역연합총회사 사장 등 최고위급 귀순자들의 증언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게 우리 정보당국의 판단입니다.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북한 정보원을 통해 현장조사를 했지만 묘비 속 이름들과 광주민주화운동을 연결 지을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특수부대원의 이름을 나열하고 특수임무를 공개하는 것도 상식에 맞지 않다"고 했습니다.

한 중견 언론인도 같은 내용을 국정원 고위관계자로부터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광주민주화운동을 조정했다고 주장해 체제우위를 선전하고 내부결속을 다지려 했을지는 모르지만, 인민군 열사묘는 광주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TV조선 정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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