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중의 정치속보기] 반기문 총장 '개성공단 방문' 어떻게 보나

2015.05.19 21:57

Q. 오늘 조선일보 주최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에서 반기문 유엔총장이 방북 희망 의사를 밝혔는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A. 네 저도 오래만에 만나 인사를 드렸는데요. 얼굴 표정이 아주 좋으시더라구요. 이번에는 고향도 방문안하고 대권행보로 보이는 행동을 자제할 예정인데요. 그런데 저는 거꾸로 반 총장의 방북프로젝트가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제일 강력한 대권행보라고 생각합니다. 반총장은 사실 그동안 북한방문을 물밑에서 많이 추진했습니다. 반 총장이 꽉막힌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경우 국내 인기가 올라갈 수 밖에 없거든요. 반총장은 오늘 연설의 절반을 북한 문을 두드리는 내용에 할애했습니다. 대북 인도적인 지원을 거듭 강조했구요, 6자회담 재개도 촉구했습니다. 그리고 21일에는 개성공단도 방문하지 않습니까.

관건은 김정은이 반총장을 평양으로 초청하느냐는 건데요. 저는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 북한이 국제적으로 워낙 고립돼있고, 유엔 차원의 대북제제도 많고 하기 때문에 반 총장을 끌어들여 유화노선을 내비칠 수 있습니다. 아무튼 반총장이 2017년 대선에 나서느냐 마느냐는 내년 총선이 지나면 윤곽이 잡힐 걸로 봅니다.

Q. 이완구 전총리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한지 두달이 넘었는데요. 이 연속 드라마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A. 지금 상영되고 있는 ‘부패와의 전쟁’은 박진감 넘치는 수사물이 결코 아닙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개그콘서트입니다. 왜냐. 무엇보다 자신의 위선을 남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등장인물들이 우스꽝스럽습니다. 예상치 못한 반전(反轉)도 희극적이지 않습니까. “부패와의 전쟁을 기필코 완수하겠다”던 이완구 전총리가 스스로 피의자가 된 대목부터 실소(失笑)를 낳았습니다. 성완종 전경남기업 회장은 자살 전 인터뷰에서 정치인의 신뢰를 강조했지만 그의 신뢰는 ‘돈을 받으면 돈값을 하는 것’입니다. 성 전회장은 또 “내가 희생양이 됨으로서 깨끗한 정부가 돼야 한다”고 했는데 ‘성완종리스트’는 그가 복수하고 싶은 사람 몇몇만 추린 ‘불공정리스트’이지 순수한 고해성사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이 사정(司正)드라마의 기획자가 누구일까 궁금해하는데요. 저는 작년 작년 4월16일 세월호 침몰 이후 부패척결에 꽂힌 박 대통령이고 생각합니다. 작년 5월 안대희 전 대법관은 총리에 내정되자마자 “부패척결로 공직을 혁신하고 국가의 기본을 바로 세우겠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대통령의 심정을 눈치챈 겁니다. 그런데 안 전대법관도,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도 청문회에 서보지도 못하고 낙마하면서 ‘사정(司正)사령탑’으로서의 총리 기능은 유보됐던 겁니다. 불행의 씨앗은 말이죠. 이완구 전 총리가는 대통령의 약점을 보완하는 정치총리, 소통총리로 자리매김해야 하는데 그러질 않고 ‘안대희모델’을 택하면서 뿌려진 겁니다.

제일 딱한 건 검찰입니다. 항간에는 검찰이 정권의 ‘하청(下請)을 받아 사정한다는 비난이 높은데 대통령은 갈수록 더 부패척결을 강조하니 검찰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수사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권이 사정에 앞장서는 순간, 그 사정은 이미 절반쯤 실패한 사정이 됩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검찰은 자원외교 수사의 첫 타깃인 경남기업에서 비리를 못잡자 ‘별건수사’로 방향을 틀었다가 발목을 잡혔습니다. 성완종리스트란 올가미 안에서 움쭉달쭉 못하고 있습니다. 수사를 안할 수도 없고, 수사를 해도 혐의입증은 어렵고, 검찰은 지금 캄캄한 길을 종착지도 모른채 사방으로 뛰고 있는 형국입니다.이런 식의 부패척결이라면 국민들의 공감은 커녕 냉소와 수사피로감만 커집니다. 검찰은 결과가 뻔한 정치사정보다는 서민들의 시름을 펴는 사정에 몰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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