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세대'가 가르는 신조어…사회 변화의 단면

김진호 기자 | 2015.09.22 20:50

[앵커]
보신 것처럼, 요즘 10대들이 쓰는 말과 글은 도가 지나치기는 하지만 신조어나 외래어가 쓰인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걸 언어의 진화로 봐야할 것이냐, 타락으로 봐야할 것이냐, 논란이 뜨겁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도 같이 한번 생각해보시죠. 신조어를 자연스럽게 우리말로 받아들이는 것과, 전부 배제하는 것,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10대들의 대화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현장음
"보자마자 '심쿵' 당했잖아. 맞아 (심쿵이 무슨 뜻이에요?)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로 좋다고"

신조어에 대한 논란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1947년 조선일보를 한번 볼까요. 당시 교과서에 쓰인 신조어에 대해 토론하는 내용인데, '국어화한 외래어 구태여 고칠 필요는 없다' '자연스런 말은 그냥 쓰자' 이렇게 '괜찮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성도 고칠 것인가' '좀 지나친 듯 하다'는 완고한 입장도 있습니다.

이런 68년 전의 논란은 PC통신 시대가 들어서며 다시 시작합니다. 컴퓨터와 휴대폰의 보급은 '낼', '설' 등 타자 치기 편한 '축약형 신조어'를 낳았습니다.

정우영 / 서울시 구의동
"버디버디나 세이클럽 같은 거 그런 데서 메신저 같은 데서 하이나 방가방가 같은 거 많이 썼던 거 같아요."

IMF 때엔 조기, 명태, 황태 여기에 생태까지 웃지 못할 단어가 등장했니다. SNS 시대가 오면서 누구나 '그들만의 언어'를 갖기에 이르렀습니다. 

젊은 엄마들은 시아버지를 #G, 유모차를 윰차라고 하고, 취업생들은 헬조선, 흙수저, 문송합니다라고 세태를 비판합니다.

최상진 /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언어 사용은 시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시대에 대한 욕구를 충분히 반영만 한다면 아마 좋은 단어들이 많이 만들어지리라."

시대별, 세대별 그들만의 언어는 그 만큼 빠른 우리 사회의 변화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TV조선 김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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