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 지났는데…뼛속까지 파고든 '일본식 이름'
이승훈 기자 | 2016.08.15 20:09
[앵커]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는 창씨개명을 강요하고 지명과 학교 이름까지 멋대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일제 식민지배에서 해방된지 71년이 됐지만 일본식 명칭이 여전히 사용되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8.15 71주년을 맞아 이승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려 유신들이 고려 왕조의 위패를 모신 강릉의 단경골. 원래 제단 '단'자를 썼지만 일제 강점기에 붉은 '단'자로 바뀌었습니다.
김명희 / 강릉 언별리 부녀회장
"일본 사람들이 단경골로 고쳤다고 하니깐(좀 그렇네요)."
커피 거리로 유명한 강릉 안목은, 순 우리말이던 지명이 한자어로 아예 왜곡됐습니다. 이 곳의 원래 이름은 '앞목'으로 송정마을 앞에 있는 길목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당시 발음이 어렵다는 이유로 안목으로 바뀌었습니다.
맞배 지붕과 가느다란 기둥을 지닌 광주의 금선사. 우리 사찰이지만, 일본의 신사 건축양식 그대로입니다.
천득염 /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
"일제 시대 때 일본인들에 의해서 지어진 일제의 잔재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학교 이름도 마찬가지. 중앙, 제일 등 서열을 나타내는 표현과, 단순히 동서남북으로 이름을 지은 일본식 교명이 수두룩합니다.
김기설 / 강릉민속문화연구소장
"일제 잔재적인 그런 지명이 남아 있다는 것은 하루빨리 좀 고쳐야되지 않나"
그나마, 지난 3월 광주에서 친일인사 김백일의 이름을 딴 학교명과 지명을 모두 바꾼 것이 위안거리. 광복 71년을 맞았지만, 정부와 국민의 무관심 속에 일제 강점기의 흔적이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TV조선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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