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앵커] 치매 노모 모시다 요리사 된 할배

2016.12.27 20:53

[앵커]
윤정호: 우리 주변의 훈훈한 이야기를 전하는 시간이죠. 스페셜 앵커... 장경동 목사님 나오셨습니다.

장경동: 오늘도 뉴스를 보니까 무거운 이야기들이 많더군요. 분위기 전환 삼아... 조금 엉뚱한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두 앵커는 전 세계 인구가 몇 명 정도 되는지 아세요?

윤정호: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대략 70~80억 사이 아닌가 싶은데요.

정혜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긴 하지만 꾸준히 늘고는 있는 것 같은데요?

장경동: 그렇습니다. 뉴스에는 테러와 각종 사건 사고, 사람이 죽는 얘기가 대부분이지만 지금 이렇게 말하는 이 순간에도 새로운 생명이 곳곳에서 태어나고 있고... 그러니 인구가 줄지 않는 거죠. 요즘 연말인데도 마음 무거운 뉴스가 많습니다. 그래도 우리 사회가 살만한 건, 뉴스에는 나오지 않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더 많아서가 아닐까요. 오늘도 이런 따뜻한 분, 효심 지극한 한 할아버지를 소개합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새우젓 기름하고, 소고기 말린 걸 갈아 가지고..."

할아버지는 9년 전까지... 부엌에 들어오는 걸 부끄러운 일로 알았습니다. 칼을 잡은 건 어머니 때문이었습니다.

정성기
"어머니가 병원에 가봤는데 치매라고. 1년 내지 길어야 6개월. (군대도 다녀왔는데) 그 정도면 하겠지."

평생 부엌 근처에는 오지도 않았던 할아버지에게 요리가 쉬웠을 리 없습니다.

정성기 
"처음에는 조금 맛이 없으면 ‘너나 먹어라 이 자식아’ 반찬 그릇을 밀어버려요. 그래서 요리를 직접 배워야겠다."

밤낮없이 아들을 찾는 어머니, 그 곁을 떠날 수 없어서 인터넷에서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9년, 답답한 마음에 블로그에 정리해 놓은 요리법이 이제 500가지가 넘습니다.

독창적인 레시피도 쉰 가지에 이르고, 이제는 사람들이 여기서 요리를 배워갑니다. '스머프 할배' 블로그 누적 방문자 수는 200만 명을 향합니다.

길어야 1년 이라더니 강산이 변하는 시간이 흘렀고. 주위에선 효자가 차린 음식이 기적을 이뤘다고 말합니다.

그래도, 긴병에 효자 없는 법.

(차라리 어머니가 빨리 가셨으면 하는 생각?) "아 많죠. 저도 사람인지라. 그때마다 어머니가 내가 죽고 싶다고 죽냐, 데려가야 죽지."

오히려 할아버지는 세상에 말합니다.

"억지로 효도하겠다는 생각을 하거나, 완벽하게 모시겠다고 생각하면 힘들어서 못하고. 그냥 이것을 내 삶이라고 해야지 위선적으로 하려면 못하겠어."

오늘도 환갑이 넘은 아들은 '엄마와 밥'을 먹기 위해 부엌에 섭니다.

 

[앵커]
정혜전: 엄마와 밥을 먹기 위해 오늘도 부엌에 선다는 주인공의 말이 가슴이 와 닿는데요.

장경동: 그렇습니다. ‘나는 매일 엄마와 밥을 먹는다’ 이 책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정성기씨가 쓴 책입니다. 식구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바쁘고 정신없는 연말이지만... 가족과 함께 따뜻한 식사 한 끼 하면서 올 한해 한 해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윤정호: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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