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독침기술 어디까지 왔나…130㎜의 치명적 무기

김정우 기자 | 2017.02.15 19:55

[앵커]
국가정보원은 "김정남이 독극물에 의해 피살된 게 맞다"고 했습니다. 다만 독침인지 주사인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북한의 독침 살상 기술을 설명해 드립니다.

[리포트]
길이 130mm에 무게 57g. 북한이 사용하는 파커 만년필형 독총입니다. 제가 갖고 있는 이 모형과 비슷하게 생겼는데요, 작동방법도 정밀합니다. "뚜껑을 오른쪽으로 5번 돌리고 밀면 발사"됩니다.

작지만 효과는 강합니다. 호흡정지가 오고, 심장마비로 사망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얘기가 아닙니다. 

2011년 대북전단 살포 운동을 해온 박상학 씨를 살해하기 위해 북한 정찰총국에 포섭된 탈북자 안모씨가 갖고 있었던 무기입니다. 안씨가 가졌던 무기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손전등형 독총, 165mm 크기에 무게는 263g 입니다.

경찰용으로 꾸민 이 장비는 안전장치를 빼고 버튼을 누르면 발사 됩니다. 한 번 더 누르면 장전, 다시 누르면 발사되는데, 총 3발이 들어있습니다.

볼펜형 독침도 있습니다. 길이 132mm에 무게 35g. 뚜껑을 5번 돌리는 건 독총과 비슷한데, 뚜경을 밀면서 침으로 찌릅니다.

이번 김정남 독살 때 북한 공작원들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들입니다. 이들 무기엔 모두 브롬화네오스티그민이란 독극물이 사용됩니다.

부교감 신경 흥분제로 10mg만 투여해도 호흡이 멎고 심장이 마비되는 강력한 독약입니다.

탈북자 안모씨는 박상학씨를 공격하기 위해 노트북 동영상으로 직접 교육을 받았고, 합판 앞에서 실습까지 했습니다. 독총의 경우 화약 냄새까지 납니다.

박상학 대표는 사전에 정보를 입수해 공격을 겨우 피할 수 있었습니다.

박상학 /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독침하고 독약 앰플하고 독총하고 세 가지 갖고 내려왔지. 다행히…. 나갔으면 죽었지요."

1995년 충남 부여에서 체포된 공작원 김동식씨와 1997년 최정남 부부간첩 모두 갖고 있던 살상무기입니다. 국내에선 독총 공격에 성공한 사례가 없지만, 이미 해외에선 북한이 상습적으로 활용해온 방법입니다.

1996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최덕근 한국 영사가 독극물 공격에 피살됐고, 2011년 중국 단둥과 옌지에선 선교사 2명이 공격을 받아 한명은 사망, 한명은 중상을 당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언론에선 이번에 김정남이 독액 스프레이 공격을 당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 스프레이가 잠시 정신을 혼미하게 할 수는 있지만 결정적인 피해를 주진 않았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결국 스프레이든 독침이든 독총이든 모든 무기를 활용하면서 칼과 소음총 등 다른 살상도구까지 준비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부검을 마치면 어떤 무기와 독극물로 공격을 했는지가 나올 걸로 보입니다.

TV조선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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