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취재] 전기차 상용화되면 전기 대책 비상…블랙아웃 현실화?
김태훈 기자 | 2018.03.12 21:33
[앵커]
정부가 4차 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지요. 그런데, 정부가 추진하는 전기차 상용화가 실제로 이뤄지면, 전기 부족이 일상화할 수도 있습니다.
먼저, 김태훈 기자의 리포트 보시고 취재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전기차 업체들은 앞다퉈 주행가능 거리가 늘었다고 홍보합니다. 테슬라는 한 번 충전으로 424km를 달릴 수 있는 차종을 들여왔고, 현대차도 300~500km를 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현섭 / 현대기아자동차 부장
"전기차 라인업 강화와 1회 충전 주행거리 확대 등을 통해 친환경차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하지만 전기 소모량에 대해선 아무도 설명하지 않습니다. 테슬라가 자랑하는 슈퍼 차저입니다. 차량 배터리를 30분 만에 80% 충전합니다. 75Kw의 고출력 덕분입니다. 가정용 에어컨 40대 가량을 동시에 트는 것과 비슷한 규모의 전기량입니다.
상용화를 위해 충전 시간을 10분 이하로 단축하려면 이보다 서너배의 전기가 필요합니다.
정범진 / 경희대 공대 교수
"충전속도가 빠른 전원의 경우에는 충전기에 꼽자마자 갑자기 부하가 늘어나니까 그만큼을 공급자가 빨리 공급해줘야 하고..."
우리나라에 등록된 차량은 2200만여대. 전기차가 상용화 돼 이 중 단 1%의 차량만 동시에 급속 충전을 한다면 30GW의 피크 전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전체 원전 발전량을 훌쩍 넘고, 역대 최대 피크 전력소모량의 1/3을 웃도는 수치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총발전량을 현재의 20% 정도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전기차 보급량을 최대 100만 대로 가정한 데다 필요 전력을 최소한으로 책정했습니다. 대다수 전기차 사용자가 퇴근 후 심야 전기로 충전한다면, 전기가 부족하지 않다는 겁니다.
산업부 관계자
"매시간 똑같은 게 아니라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가 있는 거잖아요. 다른 데 추세를 보면 퇴근하고나서 많이 꼽더라고요."
하지만 우리나라 실정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김 기자, 정부가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전기 대책은 없다는 얘기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전기차 소비자들은 주유소처럼 간편하게 충전을 끝내길 바라지, 6~8시간 충전하고 2~3시간을 달릴 수 있는 차를 원하지 않습니다. 또 밤에만 충전을 한다는 것도 비현실적인 발상입니다. 결국 낮시간 동시에 충전차량이 많아지면 순간 최고 전력, 이른바 '피크 전력'이 부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전기차 상용화를 위해선 전력 대책이 필수적이라는 뜻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