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 베트남에 '김정남 암살' 개입 비공식 사과"
이채현 기자 | 2018.12.11 20:59
[앵커]
오늘 뉴스나인은 먼저 여러분의 기억을 작년 2월로 되돌려 보겠습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독살당했습니다. 북한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여성들을 매수해서 김정남을 암살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실을 인정할 경우 북한의 인권 문제가 다시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를 것이고, 정상국가로 보이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노력에도 장애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베트남 국민을 범죄에 동원한데 대해 베트남 정부에 비공개로 사과했다고 우리 정부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이 말은 곧 북한이 사실상 김정남의 암살을 지시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이채현 기자의 단독 보도로 뉴스나인 시작하겠습니다.
[리포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남을 공격한 건 베트남 국적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포섭한 북한 국적 남성이 4명 있었습니다.
노르 라싯 이브라힘 / 말레이시아 경찰청 부국장 (작년 2월)
"용의자는 동일한 날 (살인이 있던 날에) 출국했다, 4명 용의자는 북한 국적자다. 북한 정부 소속인지, 다른 구체적 사실은 말할 수 없다"
이 용의자 중 한 명인 리지현은 리홍 전 베트남 주재 북한 대사의 아들이었습니다. 전직 자국 대사의 아들이 자국민을 포섭해 살인을 저지르자 베트남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실제로 베트남은 외교관을 제외한 북한 국적인의 비자 연장을 거부했고, 북한 식당의 임대계약을 연장해 주지 않는 방식으로 철수시킨 것으로 전해집니다.
베트남은 북한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외교관계 단절 의사까지 전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베트남 고위 외교 당국자를 인용해 말했습니다.
북한은 외교압박을 견디지 못해 비공식적으로 사과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공식적으로 사과하면 김정남 암살을 인정하는 뜻이 되기 때문에 비공개 유감 표명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확한 사과 시점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김정남 암살 9개월 후인 북한 정권수립기념일, 이른바 9.9절에는 관계가 회복됐다고 설명했습니다.
TV조선 이채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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