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정수 왜 늘리나 봤더니
강상구 기자 | 2018.12.16 19:12
[앵커]
강상구 정치부장 나와 있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려면 왜 의원 정수를 늘려야 하죠?
[기자]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뭔지를 알면, 자연스러운 결론이 됩니다. 먼저 이 표를 보시죠. 20대 총선 결과인데요. 당시 정당득표율이 보시는 바와 같았는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이 정당별 득표율을 의석에 똑같이 반영하는걸 목표로 합니다. 이 득표율을 무소속 11석을 빼고 의석으로 환산하면 이렇게 됩니다. 옆 괄호속 숫자는 총선 결과로 실제 얻은 의석인데, 차이가 꽤 크죠? 그게 바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인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면, 기왕 지역구로 당선된 사람을 탈락시킬 수는 없지만, 비례대표 배분 과정에서, 최대한 할당의석에 근접하도록 맞추는게 목표입니다. 이런 원칙으로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면, 실제로 17석, 13석씩 배분받았던 한국당과 민주당은 단 한 석도 비례의석을 받지 못합니다. 대신, 당시 국민의당은 37석, 정의당은 10석을 받게 됩니다. 실제로 받았던 의석과 꽤 큰 차이를 보이죠? 그동안 한국당이나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왜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지도 이렇게 보면 너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앵커]
그러니깐 한국당이나 민주당의 반발을 줄이기 위해 의원정수 확대 얘기가 나오는 것이로군요.
[기자]
쉽게 말해서, 한국당이나 민주당도 비례의석 좀 가질 수 있도록하자. 그 뜻입니다. 어떻게 한 석도 못가져 갈 수가 있냐, 이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330석이냐, 360석이냐 논란은 왜 생기는 거죠?
[기자]
360석은, 현재의 지역구 의석을 줄이지 않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수 있는 기준입니다. 결국 선거법을 만드는 사람은 현재의 국회의원들인데, 자기 지역구가 없어질 수 있다고 하면, 그거 좋아할 국회의원은 아무도 없으니, 그 반발을 최소화해야 선거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입니다. 반면 330석은, 의원정수를 늘리더라도 현재 정원 300명보다 10% 이상 늘리지는 말자는 취지에서 나온 숫자입니다.
[앵커]
30석이든 60석이든, 국민들이 보기엔 의석이 늘어나는 건 똑같은데요.
[기자]
사실 국민들은 지금의 국회의원 300명도 많다는 시각이 적지 않죠. 한마디로 국회의원들이 밥값 못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그래서 대선 때가 되면 의원정수 축소가 논란이 되기도 했고요. 정치권도 국민의 이런 따가운 시선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의원 정수를 20% 늘리는 대신, 의원 세비를 20% 줄이겠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그렇게 줄일 수 있는 의원 세비라면, 왜 진작 줄이지 않았냐는 의문은 잠시 접어두더라도, 진정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자기 희생의 준비가 돼 있다면, 지역구 의석을 줄여 의원정수는 늘리지 않겠다고 말하는 게 진정성 있는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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