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재부 담당 사무관 "과장이 문건 작성…보지도 않았다"

강상구 기자 | 2019.02.10 19:13

[앵커]
KT&G 문건은 사장 셀프 연임 논란 등이 보도되자 담당과에서 점검 차원에서 작성했다는 기획재정부의 해명도 사실 고개를 갸웃하게 만듭니다. 담당 사무관은 해당 문건을 본 적도 없다고 동료에게 말했습니다.

계속해서 단독보도 강상구 기자입니다.


 

[리포트]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월 KT&G 사장 셀프 연임 논란, 금감원 조사, 임원의 사장 고발 등이 잇따르면서 경영현황을 파악한 자료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윤철
"담배사업법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과로서는 충분히 모니터링할 수 있었던 그런 사항이죠."

실제로 기재부 내부 통신 기록을 보면, 담당 사무관이 먼저 과장에게 'KT&G 현황'을 보냅니다. 이 사무관은 나흘 뒤 기업은행의 KT&G자료도 받아 과장에게 전달합니다.

그 다음부터는 과장이 문서를 작성해 보냅니다. 제목은 'KT&G 이사회 동향 관련(차관보고)'입니다. 다시 나흘 뒤 문서는 '동향' 뿐 아니라 '대응방안'까지 담습니다.

오후에 다시 수정된 제목에는 '차관보고'와 '대외주의'라는 참조사항이 모두 붙어있습니다. 신재민 전 사무관이 본 문서로 보입니다.

신재민
"문건 명칭은 대외주의, 차관보고로 시작했습니다."

이 문서는 김용진 2차관의 비서에게 전달되면서 '버전2'라는 표시가 붙은 뒤 사흘 뒤 '버전3'을 거쳐 '버전4'가 됩니다. 과장은 이 문서를 담당 사무관에게 보내며 '비밀번호 달아서 대외주의 관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특감반이 복원한 담당 사무관의 휴대전화에서는 "내용? 난 보지도 않아서 몰라", "과장이 작성해서 가지고 있으라고 해서 파일 그냥 가지고 있었지", "팩트는 과장이 뭔가를 만들어 줘서 난 그냥 폴더에 저장. 그리고 과장 지시로 기업은행에서 온 메일 과장에게 전달"이라는 메시지를 동료와 주고 받은 흔적이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사무관이 현황 파악하는 차원에서 기업은행이랑 통화새서 작성했고, 위에는 보고 안된 것으로" 하자는 연락을 받았다는 내용도 등장합니다. "최초에 차관이 받아와 지시해놓고" 사무관에게 뒤집어씌우려 한다며 "완전 호구로 본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이 사무관은 또 과장에게는 "법률자문 받아보니 그러지 않는게 좋겠다고 한다"며 '하지 않은 걸 했다'고 하지는 않겠다는 뜻도 전달했습니다. 담당 과장의 입장을 들으려 며칠동안 여러차례 전화와 문자를 남겼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TV조선 강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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