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국회 농성장에 쇠지렛대 등장…되살아난 악몽
윤슬기 기자 | 2019.04.26 21:11
[앵커]
국회 농성장에는 쇠지렛대와 해머, 장도리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잠긴 문을 열기 위해 국회 경호과 직원들이 가져온 것인데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이 시킨 것이라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정당한 경호권 발동이라는 입장인데요.
전쟁터와도 같은 충돌 현장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국회 7층. 나경원 원내대표가 쇠지렛대를 들어보입니다.
김정재
"7층에서 이 문을 부수기 위해 민주당인지 아니면 방호과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저희가 빼앗은 겁니다."
오늘 새벽 의원들이 농성중인 의안과 문을 누군가 강제로 여는데 사용된 쇠지렛대입니다.
정용기
"빠루와 도끼 망치를 앞세워서 국회의사당 부수고 국회에서 지켜왔던 관행들을 부수고"
민주당은 개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고, 국회는 경호권 발동 조치였다고 말했습니다.
국회
"쇠지렛대랑 해머는 관리국 물품이었고요, 장도리같은 경우에는 경호기획담당관실에서 갖고 있던.."
한국당은 이같은 연장 동원을 민주당이 요청했다고 주장합니다. 연장의 등장은, 잊었던 국회의 악몽을 어쩔 수 없이 떠올리게 합니다.
2008년 12월 국회 회의장 앞. 안에서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이 한미 FTA비준 동의안 단독 상정을 위해 문을 잠궜습니다. 밖에선 쇠지렛대를 문틈에 넣어 벌리고, 대형 쇠망치를 들고와 문을 사정없이 내려칩니다.
"누구 다른 사람도 쳐봐"
"하나둘 셋~ 와!"
문짝이 뜯겨 실려나갑니다. 안에서 이중 삼중 쌓아놓은 집기들을 뚫기위해 전기톱이 등장합니다. 이어 소방 호스를 풀더니
"그렇지 그렇지"
문틈에 넣어 안에다 물을 뿌립니다. 당시 야당 의원은 외통위원장실 손잡이를 쇠망치로 때려부쉈습니다.
"외통위원도 못들어가게 하고 이게 무슨 짓이야"
깨진 채 뒹구는 의원 명패. 청소 직원들 일만 늘었습니다. 폭력영화같은 일이 벌어졌지만, 가담 의원 2명과 당직자 6명이 벌금형을 받는데 그쳤습니다.
국회 안의 폭력 행사를 관행처럼 눈감아서일까요. 3년뒤 본회의장에선 헌정 사상 초유의 일도 벌어졌습니다.
"탕!"
"이게 뭐야"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떠뜨린 겁니다. 고통스러워하는 정의화 부의장을 향해, 양복에 묻은 최루 가루마저 뿌립니다.
"끌어내 끌어내"
본회의장 안팎에선 눈물 콧물의 아비규환이 펼쳐졌습니다.
"콜록 콜록"
"물티슈 물티슈!"
한미 FTA 비준동의안 심의, 처리에 반대한다며 저지른 '최루탄 투척' 사건. 폭력이 난무한 이른바 동물 국회를 더이상 두고볼 수 없다며 국회선진화법을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
하지만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 폭력 국회의 상징물이 또다시 등장하면서, 과거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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