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 "어? 원래 가격 그대론데?"…대형마트 '행사가격' 꼼수
황민지 기자 | 2019.08.12 21:31
[앵커]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이른바 '행사상품', '1+1 상품'에 손이 가는 경우가 많죠.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라면 등 유통기한이 긴 제품들은 무리해서 사기도 하는데요, 앞으로는 꼼꼼히 따져보고 사셔야겠습니다. 일부 대형마트가 할인 가격인양 '행사 가격표'를 붙인채 제 값을 다 받고 있었습니다.
대형마트의 가격 꼼수, 소비자탐사대 황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형마트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행사 상품.
"가격 할인 행사 드립니다. 저렴할 때 이용해보세요."
참치와 과자,라면 등 다양한 행사 상품이 눈에 잘 띄는 매대에서 고객을 유혹합니다. 이런 행사 상품은 평소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단 생각에 쉽게 손이 갑니다.
정일호 / 서울 상암동
"일단 '할인이다’라고 하면 할인으로 되는가 보다 (생각하죠)."
심상명·심상순 / 서울 상암동
(행사 되게 많이 하지 않아요? 마트 가면?) "그렇죠 당연히. 한 번쯤 가서 보는데…."
행사 상품은 얼마나 할인된 걸까... 노란색 행사 가격표를 빼 보니 하얀색 가격표가 나타납니다. 그런데... 둘 가격이 같습니다.
"이것도 그런가….옆에 것도 그런데?"
이런 행사 가격표가 한둘이 아닌데... 할인율 30%라고 적어놓은 제품마저 앞뒤 가격표가 같습니다.
또 다른 대형마트도 비슷한 상황. 석연찮은 행사 가격표가 여기저기 보이고.... '금주 특별상품'으로 진열된 것도 두 가격표는 같습니다.
A마트 직원
(왜 특별상품이에요?) "그냥 이번 주 행사로 내려오더라고요."
어떻게 된 걸까?
B마트 점원
(할인 들어간 건지 안 들어간 건지) "가격표를 두 개 같이 꽂아 놓았나 보다. 모르겠는데.. 나 이거. 이건 아예 빼버려야 되겠다."
B 마트 직원
"행사 가격표가 같이 나와요. 그래서 같이 꽂는 거예요."
소비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박현화 / 서울 증산동
"이렇게 해 놓으면 똑같은 가격이잖아요. 저희도 처음 알았네요. 정말 황당하죠. 근데 이러면 저희 안 사게 돼요, 더."
소비자 혼동을 일으키는 꼼수 행사는 이 뿐이 아닙니다. 3개 묶음 사탕은 행사상품으로 홍보하지만 낱개를 3개 살 때보다 비쌉니다.
C마트 직원
(이거 낱개로 사는 게 더 싼 거 아니에요?) "낱개짜리로 가져오세요. 고객님. 어떻게 된 건지 저희가 확인을 일단 할 거고요."
하나 사면 하나를 더 준다는 원플러스원 상품도 낱개엔 이전보다 두 배 오른 가격이 붙어 사실상 제 값에 산 셈입니다.
행사 상품에 대한 마트 측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A 마트 관계자
"3주 동안 가격 할인 품목이 같은 경우는 추가 할인 혜택이 없는 한은 '할인'이라는 표현을 (더) 쓸 수가 없대요."
B 마트 관계자
"일을 하시는 분들이 일의 편의를 위해서 미리 했다가 그 뒤에 (가격표) 덧 씌우는 형태로 돼서 그런 상황이 발생한 거 같아요."
소비자들은 황당하단 반응입니다.
이홍범 / 경기도 고양시
(눈에 띄게 행사라고 해 놓았잖아요) "그렇죠. 뭘 줄려나 하는 기대감? 아니면 100원이라도 쌀까하는 기대감이 있는데..."
'할인'이란 표현을 빼는 등 마트들이 교묘하게 위법 사항을 피해 법적 처벌이나 제재도 쉽지 않습니다.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교수
"공정거래관련법상 세일이라던가 행사를 1년 내내 할 수는 없거든요. 무조건 구매하시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이게 가격이 할인된 게 맞는 건지 한두 가지라도 비교를 해보시고…."
대형 마트의 꼼수 상술에 소비자만 피해 보고 있습니다.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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