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박근혜 배신한 유승민"…하태경 "孫, 친박 전향하셨나"

2019.10.21 16:50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12월 탈당 후 신당 창당' 입장을 밝힌 가운데 손학규 대표와 비당권파 사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손 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유 의원을 향해 "계파정치와 분열정치를 앞세웠고 진보와 호남을 배제한 수구보수의 정치인"이라며 "스스로 원칙주의자라고 자부하지만 원칙이 없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손 대표는 유 의원을 "우리나라 정치에서 분파주의를 대표하는 분"이라고 표현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을 하다가 결국 배신자의 이름을 들으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배신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유 의원에겐 양보의 정치는 전혀 없고 '나 혼자만 주인이 된다'는 생각밖에 없다"면서 "대구에선 배신자로 찍혀있고 수도권 차출론을 핑계로 대구를 떠날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유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통합을 애걸하고 받아주지 않으면 신당 창당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이라면서 "이분들에겐 국회의원 배지밖에 없다"고 했다.

손 대표는 "개혁보수라는 유 의원에게 남북 대화, 남북 교류, 남북 협력이란 단어나 한반도 평화에 대한 걱정을 한 마디라도 들어봤느냐"면서 "수구보수 꼴통보수"라고 했다.

손 대표는 유 대표를 '분열주의자' '계파주의자' '독선주의자'로 표현하면서 "4월부터 탈당 생각하면서 그동안 '똘마니들' 시켜서 당 대표 몰아낼 궁리만 했다"고 비난했다.

손 대표의 '독설'에 당내 비당권파는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손 대표는 여당 견제 포기하고 야권 대선주자 비난하는 민주당 돌격대장을 자처했다"며 "어떻게 야당 대표란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여당엔 한없이 부드럽고 동지들과 야당에 대해선 이렇게 지독한 비난을 쏟아낼 수 있느냐"고 했다.

하 의원은 "민주당에 잘 보여서 바른미래당을 새끼 민주당으로 만들겠다는 게 손 대표의 속셈인가"라면서 "손 대표가 들어선 이후 바른미래당은 여당 견제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고 조국 사태로 국민 분노가 들끓는데도 야권연대 거부하고 검찰개혁 물타기로 집권여당 편들었다"고 했다.

하 의원은 "(손 대표는) 비판하는 동지들을 숙청하더니 이젠 당의 가장 큰 자산인 유 의원에까지 악랄한 비방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당을 파괴하고 분열시키는 사람은 유 의원이 아닌 민주당에 잘보이려 돌격대장 역할 하는 손 대표 자신"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손 대표가 유 의원을 '박근혜 전 대통령 배신자'로 비판한 것에 대해 "손 대표는 친박으로 전향한 것인가"라면서 "우리공화당과 통합하고 싶은 것일까"라고 했다.

하 의원은 "정적을 비판하더라도 품위가 있고 금도가 있어야 한다는 손 대표가 갑자기 친박 코스프레 하는 건 품위도 없어 보이고 금도도 넘은 것 같다"고 했다.

최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직위해제 징계를 받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SNS를 통해 "기껏 하태경 의원과 젊은 지지층 모아오는 데 매진했더니 (손 대표는) 당내 활동하는 젊은 사람들을 '똘마니'로 표현한다"며 "당 안팎으로 젊은 사람들이 손 대표보다 유 의원을 월등히 더 따르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앞서 유 의원은 이날 발행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여권이 추진하는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반대하며 12월 초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까지 이 법안을 막아내는 소명을 다한 뒤 탈당과 신당 창당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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