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500만 달러 지원을 '입국 제한'으로 갚은 中

박재훈 기자 | 2020.02.29 19:23

[앵커]
우리는 여전히 중국에 대한 빗장을 열어두고 있고 중국에 500만 달러, 우리돈 6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절반은 이미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돌아온 건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고 했는데  중국은 아니었던걸까요, '중국의 적반하장'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한 달 전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피해로 신음하던 중국에 500만 달러, 우리돈 6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박능후 장관 (지난달 30일)
"중국 정부의 지원 요청을 감안, 총 500만 불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정부 차원에서 제공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예정입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라며 "중국의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어려움"이라고 표현했죠.

중국은 '역지사지' 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싱하이밍 / 주한 중국대사(지난 4일)
"중국 측은 자신이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으며…." 

주중 한국 대사관에는 "중국의 어려움은 우리의 어려움"이라던 대통령의 말과 함께 "중국 힘내라!"는 응원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그 뒤로 한 달이 지나 상황은 역전됐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 방역의 긍정적 형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번 전염병 저지전을 이길 수 있다는 완전한 확신과 능력이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중국이 이렇게 몸을 추스린 사이 우리는 확진자 수가 3000명을 넘었고, 전국 각지에서 마스크를 비롯한 의료품 부족을 호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와중에젠 '누굴 돕겠다는 거냐'는 비판이 쏟아지지만 외교부는 "이미 약속한 사안"이며 "나머지 250만 달러를 국제기구를 통해 현금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지원을 받은 중국은 우리를 어떻게 대하고 있을까요? 상하이와 산둥성 등 9곳에서 중국 내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일부 교민에게는 이른바 '봉쇄 딱지'를 붙이고 있습니다.

김관식 / 중국 광저우한국인상공회장
"딱지를 떼고 나갔을 때는 딱지를 떼고 나간 날짜부터 또 14일이에요. 설명을 하고 체온을 잰 이후에 이걸 붙이겠다고 하고 붙이고 갑니다.“

외교장관이 중국에 공식 우려를 표했지만

강경화 / 외교부 장관(지난 27일)
"(중국) 중앙정부에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어제 특별히 당부했습니다."

돌아온 건 "외교보다 중요한 건 방역"이라는 차가운 대답이었습니다. 중국은 되레 코로나 발병 책임을 한국으로 돌리려는 조짐도 보입니다.

중난산 / 중국공정원 원사(27일)
"지금 외국 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반드시 중국에서 발원했다는 건 아닙니다."

우리 보건복지부 장관 발언은 중국의 의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이 됐습니다.

박능후 / 보건복지부 장관(지난 26일)
“애초부터 들어온 것이 한국인이라는 뜻입니다. 중국에서 들어온 우리 한국인.”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76만 명을 넘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여야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초기라면 몰라도 지금은 실효적이지 않다"고 했습니다.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뒤늦은 고백인 걸까요.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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