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 예견된 파국…어떻게 수습할까
김정우 기자 | 2020.03.19 21:23
[앵커]
보신 것처럼 미래한국당 문제가 총선을 불과 28일 앞두고 당 지도부를 재구성하는 문제로까지 번졌는데,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정치부 김정우 기자에게 뒷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어제까지만해도 봉합하는 기류도 있었는데, 왜 갑자기 이런 상황이 된 겁니까?
[기자]
황교안 한선교 두 대표의 동상이몽 결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의 경우 비례명단에서 4명의 순번만 바꾸면 봉합이 될 거라고 봤는데 황교안 대표는 통합당이 영입한 인재들을 넣어서 명단 전체를 다시 짜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결국 비례명단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황 대표의 뜻을 따르는 미래통합당 출신 선거인단 다수가 한선교 대표가 조정한 명단을 거부해 버리면서 한 대표가 사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셈입니다.
[앵커]
한선교 대표가 오늘 사퇴하면서 '가소로운 자들'이란 격한 표현을 썼던데 이게 황 대표를 의미했던 건가요?
[기자]
예, 기자들도 궁금해서 곧바로 질문을 했는데요. 가소로운 자가 황교안 대표냐고 물었더니 그건 아니라고 했지만, 일각에선 황 대표를 향한 섭섭함을 에둘러 표현했다는 시각도 없지 않습니다.
[앵커]
당초에 황 대표가 성균관대 후배인 한선교 대표를 너무 믿고 공천에 전권을 줬던 것 아닌가요?
[기자]
미래한국당은 아시다시피 미래통합당이 만든 비례정당입니다. 당권을 쥔 황 대표가 영입해온 인사들을 고려해야 했지만 한 대표는 이걸 거부하고 독자적으로 순번을 짠 거죠. 하지만 미래한국당의 당권 역시 실제로 황 대표 영향권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황대표가 오전 회의에서 "대충 못 넘어간다"고 한 건 그런 결기를 보인 겁니다. 결국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한 대표 쪽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앵커]
지역구 공천 때도 김형오 위원장에게 전권을 줬다가 논란이 컸고, 이번에도 전권을 준 게 문제였는데,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공천권을 다시 거둬들이면서 '진짜 정치인'이 돼 가고 있다는 말도 나오더라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권력은 나눌 수 없다"는 게 정치의 불문율인데, 투명한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다 부메랑을 맞은 측면도 있습니다. 황 대표로선 총선 이후 상황, 즉 차기 대선까지도 내다봐야 하는데 공천을 통해 자기 사람들을 원내에 진출시켜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김종인 전 대표 영입이 무산되면서 흔들리는 리더십을 다잡으려는 의도도 담겼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미래한국당이 원유철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비례명단은 완전히 바뀌는 겁니까?
[기자]
적어도 절반 이상은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입인재들이 전진배치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상징성이 큰 비례 1번의 경우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추천을 두고 논란이 있었는데, 이것 역시 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27일이 후보 등록 마감인데 일주일 사이에 공천 작업이 다시 진행될 수 있을까요?
[기자]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이 미래한국당으로 옮겨 사무총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미 비례 명단에 대해 구상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음주 초면 명단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명단에 새로운 인물들이 포함되는지 지켜봐야겠군요.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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