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니] 내분 격화 배경보니…모두가 "불공정" 불만
윤슬기 기자 | 2020.06.24 21:15
[앵커]
조금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취업준비생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는 뉴스를 전해 드렸습니다. 취업을 앞둔 준비생들이 반발하는 건 이해가 됩니다만, 내부에서까지 반발하는 이유는 뭔지 지금부터 따져 보겠습니다. 윤슬기 기자, 일단 인천국제공항공사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곳이지요?
[기자]
네, 한 취업사이트 조사 결과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공기업 1위로 3년째 꼽히고 있습니다. 신입사원 연봉도 4500만원이 넘어 공기업 1위로 알려졌습니다. 작년에는 35명을 새로 뽑았는데 경쟁률이 156대 1이었다고 합니다.
[앵커]
'꿈의 직장이다 신의 직장이다 이런 말을 흔히 쓰는데 그런 셈이군요. 그렇다면 비정규직 직원들은 정규직화를 환영하지 않습니까?
[기자]
정작 당사자들 입장은 엇갈리죠. 공사는 보안검색직원 1902명을 자회사로 임시 편제후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한다면서, 입사 날짜로 이들을 나눴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 선언이 나온 2017년 5월 12일 이후 입사자들은 이전 입사자와 달리 필기시험 등 '공개경쟁 원칙'이 적용됩니다. 대상자 중 30~40%인 이들은 이 때문에 정규직이 안될 가능성이 있다며, "왜 이전 입사자와 차별하냐"는 불만이 그래서 나오고 있죠.
[앵커]
그래서 같은 비정규직 안에서도 일종의 '노노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갈등 조짐은 또 있습니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인원은 9785명인데 앞서 말씀드린 보안검색 직원을 포함한 2143명이 '공사 직고용'인 반면, 나머지 7600여명은 자회사로 갈 예정이죠. 여기서도 "누구는 공사가고 누구는 자회사 가냐"는 불만이 나올 수 있겠죠.
[앵커]
기존 정규직 직원들도 반발한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전체 정규직이 1400여명입니다. 그런데 이번 조치로 2100여명이 새로 들어와서 기존 직원과 같은 임금, 복지 혜택을 요구할 경우 지금까지 누리던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공사측은 직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이럴 가능성은 없을 거라고 합니다만 이것도 지켜 봐야겠죠?
[앵커]
그러나 사실 취업 준비생들의 박탈감 , 이게 더 큰 문제겠지요?
[기자]
맞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열심히 공부해서 정규직 시험 보는 것보다 비정규직으로 들어가서 정규직 전환을 노리는 게 더 낫겠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취업이 워낙 어려운 탓도 있겠습니다만 이게 과연 정의로운 사회인가 하는 반문도 있습니다.
김태기 /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무슨 기회가 평등하나요? 뭐가 과정이 공정하죠? 결과가 정의롭나요? 실업의 문제보다도 더 아픈 부분이 공정하지 않다, 이 문제가 더 큰 거죠."
[앵커]
모든 직장인들이 정규직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비정규직 제로라는 구호를 너무 크게 외치다보니 이런 부작용이 또 생기는 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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