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삶 다룬 김금숙 작가의 '풀', '만화계 오스카' 하비상 수상

임서인 기자 | 2020.10.13 11:13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다룬 김금숙 작가의 만화 <풀>이 하비상 최고 국제도서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하비상은 미국의 만화가이자 편집자인 하비 커츠먼(Harvey Kurtzman)의 이름에서 따온 상으로, '만화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권위있는 상으로 알려졌다.

하비상 수상은 지난 9일 오후 5시(현지시각)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만화축제 '뉴욕 코믹콘'에서 이뤄졌다.

김 작가는 이날 공식 수상소감을 통해 "풀은 억압 받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또한 인간이 트라우마를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대한 이야기"라며 하비상 수상으로 작품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닿을 수 있길 기대했다.

그러면서 "이옥선 할머니와 일본군 성노예로 살아야했던 다른 여성들은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자신이 겪은 끔찍한 일을 세상에 공개했다"며 "그들의 삶의 의지가 우리가 인류를 믿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17년 출간된 <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려진 만화로, 영어·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아랍어· 포르투갈어 등 총 12개 언어로 해외 각국에 출간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진보 성향 일간지 <뤼마니테>가 선정하는 ‘제1회 뤼마니테 만화상’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고, 영국 <가디언>과 미국 <뉴욕 타임스>가 각각 2019년 최고의 그래픽노블, 최고의 만화로 이 책을 선정한 바 있다.

한편 김 작가는 지난달 말 이산가족의 고통을 다룬 새 책 <기다림>을 출간했다. <기다림>은 내년 영어와 프랑스어로 번역·출간될 예정이다. / 임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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