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대국민 사과, 중도층 마음 녹일까

김수홍 기자 | 2020.12.15 21:26

[앵커]
보신 것처럼 두 전직 대통령 구속에 대한 김종인 위원장의 사과문을 보면 그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신경쓴 흔적이 제법 있습니다. 오늘 사과의 의미와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을 야당반장을 맡고 있는 정치부 김수홍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사과를 놓고 그간에 벌어진 일을 보면 김종인 위원장의 의지가 확고했던 거죠?

[기자]
사실 탄핵 사태 이후 보수 정당에 대한 관심은 회복될 계기가 없었습니다. 특히 중도와 30·40대가 등을 돌리면서 지난 총선에서도 참패했죠. 김 위원장은 취임 때부터 5.18과 전직 대통령들 구속 사태에 대한 사과가 중도층의 마음을 돌리는 데 꼭 필요한 절차라고 보고, 시기를 조율해 왔습니다.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민심에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는 일종의 출발선으로 본 겁니다.

[앵커]
마침 오늘은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 위원회가 열리고 있는데, 오늘 사과한 게 관련은 없는 겁니까?

[기자]
당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4주년인 9일에 사과하려고 했다가 필리버스터가 마무리된 오늘로 날짜를 조정한 거여서 관련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현 정부에 실망한 민심이 제1 야당이 아닌 윤석열 총장에게 쏠리고 있는 시점에서 오늘 사과는 윤 총장을 따르는 세력과 국민의힘 사이에 교집합을 만들어주는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앵커]
사실 국민의힘은 대구.경북이 핵심 기반이고, 오늘 사과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는데, 예상밖으로 김 위원장 사과에 조용했어요?

[기자]
네. 한 비대위원은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3040세대에게 조그만한 위안이라도 줄 수 있다면 사과는 백번이고 천번이고 하는 것이 맞다"고 했습니다. 특히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오늘 70년대생 초선의원 14명은 "반성과 성찰은 새로운 시작의 첫 단추"란 지지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4선 김기현 의원은 "사과는 '굴욕'이 아니라 '용기 있는 진심'이라면서, 문재인 정권에 맞서 수권정당으로 인정받기 위한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했는데요. 김 위원장의 구상과 같은 맥락입니다.

[앵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후한 점수를 줬던데, 여권에선 여전히 진정성을 의심하는 분위기예요.

[기자]
네, 노웅래 최고위원은 추측컨대 의원 대부분이 동조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전체가 나서서 진심으로 사죄하라고 했고요. 정청래 의원은 "뜨내기 대리 사과는 사기"라고까지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사자 원칙에 따라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게 하라"고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빌리 브란트 독일 총리가 유대인 학살을 무릎 꿇고 사과한 것도 "네가 한 일도 아닌데 왜 사과하냐"고 할 수 있냐며 황당한 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앵커]
오늘 공수처법이 시행되면서 여당의 드라이브를 또 걸텐데 언제쯤 공수처장이 뽑히는 겁니까?

[기자]
네 빠르면 이번주에도 공수처장 추천위가 재소집될 수 있습니다. 앞선 회의에서 5표씩을 득표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전현정 변호사가 추천될 가능성이 큰데요. 국민의힘은 이 두사람을 반대했다고 했습니다. 금주중 추천을 강행하면 연말까지 공수처 검사 등을 선발해 목표한 대로 내년초쯤 공수처가 정식 출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날도 추워졌는데, 정국은 더 얼어붙겠군요. 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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