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 편견'에 막혔던 여성 장성 두 명 전투사령관 지명

송무빈 기자 | 2021.03.09 15:4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제여성의 날인 8일(현지시간) 미군 사령부를 이끌 두 명의 여성 장군을 직접 발표했다.

AF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수송사령부 사령관에 재클린 반 오보스트 공군 대장을, 남부사령부 사령관에 3성 장군인 로라 리처드슨 육군 중장을 각각 내정한다고 밝혔다.

반 오보스트는 여성으로서는 유일하게 군 최고인 4성 장군 계급에 올랐다.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이들은 미군 역사상 두번째와 세번째 여성 전투사령관이 된다.

재클린 반 오보스트 공군 대장과 남부사령관에 낙점된 로라 리처드슨 육군 중장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연단에서 "이들은 뛰어나고 대단히 자질이 있는 전사이자 애국자"라며 "우리는 이런 여성들이 장벽을 깨뜨리며 이루는 성취를 지켜보고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나라를 섬기는 꿈을 꾸며 자라는 어린 소녀와 소년 모두가 미군 장성이 이런 모습이라는 것을 볼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오보스트와 리처드슨은 지난해 가을 이미 핵심 사령부의 사령관으로 승진이 예정돼 있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해를 우려한 군 지도부가 대선 이후로 이를 보류했다고 지난달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들의 인사를 가로막을까 봐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대선 이후로 이를 미룬 것이다.

바이든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이들의 승진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판단은 결국 적중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그 자리에 최적이기 때문에 선택된 것인데 트럼프 백악관의 누군가가 나의 추천을 문제 삼거나 국방부가 정치 놀음을 한다고 생각해 이들의 승진이 무산되는 걸 바라지 않았다"고 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충복이었다가 임기 후반엔 갈등을 이어갔다.

이들이 지명된 자리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참석했다. 해리스는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 오스틴 장관은 미국의 첫 흑인 국방장관으로 유리천장을 깬 이력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 젠더정책위원회를 설치하고 교육현장에서의 성폭력에 대응하는 두 가지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국제여성의 날 기념에는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토머스 린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 등도 자리했다. / 송무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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