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장병 휴대전화 폭로가 병영문화 바꾸나

박소영 기자 | 2021.05.19 21:40

부실 급식에 방역 위반까지…
[앵커]
최근 군대 부조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부실 급식에, 방역 수칙 위반, 폭행 사건까지. 이게 1,2년 사이 갑자기 생겨난 일들은 아니겠죠.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이 허용된 지난해 중순 이후 나타난 변화인 만큼, 장병들이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있다는 것이겠죠.

오늘은, 휴대전화가 병영문화를 바꿀 수 있을지, 여기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군 관련 제보를 받는 SNS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한 육군부대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위반했다는 제보가 올라왔죠.

간부가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도 병사들의 PCR 검사를 막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사흘 전에는 맨밥에 김치와 김, 오징어 없는 오징엇국이 배식으로 나왔다는 코로나 격리 장병의 제보글이 올라와 육군본부가 발칵 뒤집혔죠.

부승찬 / 국방부 대변인
"감사 결과에 따라서는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을…"

최근 군대 부조리를 온라인으로 폭로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한 병사는 해군부대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고 폭로해 해군 측의 답변을 받았고, 또 다른 병사는 "산속 오지에서 일주일째 찬물 샤워를 하고 있다"고 제보한 뒤 "그날 밤 온수가 나왔다"고 했죠.

예산으로 편성된 15000원짜리 생일케이크 대신, 1000원짜리 빵에 초를 꼽은 사진이 공개돼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서욱 / 국방부 장관 (지난 4월)
"급식 부실, 열악한 시설 제공, 입영장병 기본권 보장 미흡 등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공식적인 소원수리 절차를 거치면 불이익을 당할 거란 우려와 함께, 개선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 직접 온라인 폭로를 선택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변화는 지난해 7월 장병들이 일과 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인데, "휴대폰 허용이 문제였다"는 웃지 못할 주장까지 나왔죠.

구정우 /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부당함을 참지 못하는 청년들이 휴대폰 사용을 통해 즉각적으로 군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이를 통해 군 문화를 투명하게 만들려고 하는…"

하지만 "보고하면 일주일, 제보하면 3시간"이라는 병사들의 말처럼, 폭로 말고는 병영생활을 개선할 방법이 없는 군 내부 문제해결 시스템부터 손봐야하는 건 아닐지…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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