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헬멧을 어찌하나…천덕꾸러기 된 전동 킥보드
박소영 기자 | 2021.05.25 21:31
[앵커]
전동 킥보드 운전시 헬멧 의무화 등 규정이 강화됐다는 소식 열흘 전 전해드리면서, 코로나 시대에 헬멧 공유를 어떻게 할 것이며, 또 언제 킥보드를 탈 줄 알고 개인 헬멧을 지니고 다닐까, 예상되는 문제점까지 짚어드렸는데, 의무화 열 흘 만에 전동 킥보드 이용자가 그야말로 급감했습니다.
오늘의 포커스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전동 킥보드'에 맞췄습니다.
[리포트]
인도 끝에 방치된 전동 킥보드. 골목 한복판에도, 차도 옆에도 아슬아슬하게 놓여 있죠.
법 개정으로 면허 소지와 헬멧 착용이 의무화된 지 열흘 남짓. 이용자가 줄면서 공유 킥보드는 그야말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습니다.
지난 13일 첫 단속 당시 한 시간 만에 70여 명이 적발됐을 정도로 킥보드 이용자가 많던 곳에 나가봤는데…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경의선숲길에 나와 2시간 동안 살펴봤는데, 방치된 킥보드만 눈에 띄고 타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시민들은 킥보드 사용이 줄어든 이유로 먼저 헬멧 착용을 꼽습니다.
헬멧을 가지고 다닐 수도 없고, 그나마 있는 공용 헬멧은 사용하기가 꺼려지기 때문입니다.
김가연 / 서울 성북구
"아무래도 안전장치를 착용하면 불편하기도 하고 비위생적이기도 해서…"
지난해 12월 킥보드 이용 연령을 만16세 이상에서 만13세로 낮췄다가 반년 만에 다시 높이는 등 정부의 규제가 오락가락한 것도 혼란을 더했죠.
김준 / 서울 서대문구
"아무래도 계속해서 이게(법이) 개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어느 장단에 맞춰야 될지 사실 모르겠고, 타는 것 자체가 조금 꺼려지는 게 사실이에요"
킥보드 업계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엔 동의하지만, 헬멧 의무화에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헬멧 의무화를 했다가 이용률이 3%에 그치면서 단속규정이 유명무실해진 서울시 공용 자전거 '따릉이'의 경우를 들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겁니다.
이동근 / 퍼스널모빌리티 산업협의회 팀장
"전동 킥보드가 (속도나 사고율 측면에서) 자전거보다 더 위험한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더 안전한 수단이다. 헬멧 규제도 동일한 수준으로 가는 것, 조정하는 것이 합당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전제호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전동 킥보드의 속도는 자전거보다 평균 시속 10km 정도 빠른 편인데요, 이러다 보니 자전거에 비해 제동거리가 더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헬멧 착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순식간에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전동 킥보드.
이용자의 편의성과 안전을 동시에 잡을 묘수는 없는지...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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