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207일만에 반쪽짜리 '자유의 몸'…남은 재판 변수

김태훈 기자 | 2021.08.09 21:19

[앵커]
법무부는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사유를 설명하면서 경제를 두 번이나 언급했죠. 그런만큼 이제 국민들의 관심은 삼성의 경영정상화와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세히 따져보면 이번 가석방만으로 이 부회장이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됐다고 보긴 힘들다고 하는데요, 법조팀 김태훈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광복절 특사' 이것은 사면인데, 이 부회장은 이번에 가석방되는 것이죠? 둘의 차이가 뭡니까?

[기자]
네, 사면은 대개 복권과 함께 이뤄지는데요, 쉽게 말해 죄를 아예 없애주는 겁니다. 고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이 혜택을 받은 바 있고요. 하지만 가석방은 모범적인 생활을 한 일부 수감자를 조금 일찍 석방해주는 것에 불과합니다.

[앵커]
몸은 나왔지만, 법적으로는 죗값을 치르고 있다는 거군요. 어떤 제한들이 있습니까?

[기자]
대표적으로 '취업제한'이 유지됩니다. 이 부회장에게 확정된 죄목이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의 5억원 이상 배임 횡령이었기 때문인데요,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동안 취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사면이 되지 않는 한 가석방 이후 6년 동안 원칙적으로 경영일선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앵커]
이 부회장은 다른 재판도 받고 있죠? 이 재판들이 영향을 줄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이 부회장은 현재 두 건의 형사 재판을 더 받고 있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관련해 1심 재판이 한창 진행중이고, 프로포폴 불법투약과 관련해서 오는 19일부터 정식 재판이 시작됩니다. 이 재판에서 금고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이 부회장의 가석방은 취소되고 1년 정도 남은 형기를 다시 복역해야 합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재판은 내용이 워낙 방대한데다 법리다툼이 치열해 확정판결까지 1년이 훌쩍 넘을 것이란 예상이 많습니다. 프로포폴 관련 재판 역시 대법원의 판단까지 구한다면 1년을 넘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이번 가석방이 재벌 특혜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고, 특히 별건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가석방은 반대한다는 의견도 많았는데요,

[기자]
네,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반대해왔습니다. 별건 재판 중 가석방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점을 반대 근거로 들었습니다. 또 법적으로는 형기의 3분의 1이 지나면 가석방 대상이 되지만, 형기 70% 이상을 채우지 않고 가석방된 수형자는 실제로는 최근 9년동안 1% 미만에 불과했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되는것은 특혜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이들의 주장은 사실인가요?

[기자]
일단 별건 재판 중 가석방 사례로 이 부회장이 처음은 아닙니다. 법무부도 논란을 의식한듯 가석방 발표 직후 오늘 통계자료를 공개했는데요, 20년도에 추가사건 진행 중 가석방자는 67명이라고 했고요. 최근 3년 동안 형기 70% 미만 상태서 석방된 사람도 244명이라고 했습니다. 흔한 케이스라고 하긴 어렵겠습니다만, 이 부회장만 재판 중에 가석방을 허가 받은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설명입니다. 특혜 시비에 대해선 복역률 60% 이상의 수용자들에 대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석방 심사의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로 대신했습니다.

[앵커]
이 부회장이 국가 경제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지 조금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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