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 vs '박지원 게이트'…규명해야 할 실체는
김태훈 기자 | 2021.09.13 21:13
[앵커]
"고발 사주 의혹이다" "국정원장 박지원 게이트다" 여야의 프레임 전쟁이 한창입니다. 얼핏 보면 매우 단순한 사건 같지만 대선으로 이어지는 길목이어서 어느 한쪽도 쉽사리 물러서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은 어디까지고, 그리고 앞으로 밝혀져야 할 핵심쟁점은 또 뭔지 자세히 짚어봐 드리겠습니다. 김태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고발 사주 의혹'과 '박지원 게이트' 중에 어느 쪽이 사실에 더 가깝습니까?
[기자]
네, 일단 '지금까지는 모두 의혹 수준이다' 이렇게 보는 게 맞습니다. 우선 고발 사주 의혹을 살펴보면 문건 작성자 혹은 작성 지시자로 지목된 손 검사는 의혹 초기부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문건 전달자로 알려진 김웅 의원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수처는 손 검사와 함께 윤석열 전 총장을 입건했는데요. 현재까지는 윤 전 총장이 손 검사에게 고발을 지시했다는 증거는 드러난 것이 없습니다.
[앵커]
야당은 '박지원 게이트'라고 주장하는데, 박지원 국정원장이 의심받는 건 어떤 이유때문입니까?
[기자]
제보자 조성은 씨는 박지원 국정원장의 공관을 방문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는데, 지난 6월, 제보자가 인터넷언론에 고발장 사주 의혹을 제보한 후 8월엔 두 사람이 다시 만난 사실도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공교롭게도 또 박 원장을 만난 직후 텔레그램을 다시 캡쳐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야당은 박 원장이 제보자로부터 고발장 이야기를 듣고 조언을 한 게 아니냐, 국정원장이 사건의 갈래를 탄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는 겁니다. 하지만 박지원 원장은 오늘 이번 사안에 대해 조씨에게 어떠한 것도 조언한 적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앵커]
이 역시 결정적 증거는 없다는 건데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현재까진 '고발장'이라는 문건의 사진과 일부 전달 경로 뿐입니다. 제보자 조성은씨가 공개한 사진이 조작되지 않았다는 전제로 사건의 흐름을 살펴보면 순준성 검사가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 파일을 보냈고, 김 의원이 제보자 조 씨에게 고발장을 파일로 전달했다는 겁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손 검사는 자신이 고발장을 전달하지도 만들지도 않았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공수처 수사도 이 문건의 실체를 밝히는데 집중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공수처는 고발장의 작성자와 전달자, 전달 목적을 밝혀야 이번 사건의 실체를 파악할수 있습니다. 방금 전 공수처는 이번 사건 수사와 관련한 첫번째 압수수색은 완료했는데요, 김웅 의원과 손준성 검사의 핸드폰과 사용했던 PC내역 등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걸림돌도 있습니다. 손 검사의 핸드폰이 잠금이 설정된 아이폰이라는 점입니다. 이례적으로 신속한 압수수색은 했지만, 아이폰 비밀번호를 푸는데 실패할 경우 수사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여당입장에선 윤 전 총장이 개입했다는 점을, 그리고 야당 입장에선 대선을 앞둔 정치 공작이라는 점을 입증하고 싶겠지만 그 어느쪽이든 입증이 쉽지 않아 정치 공방만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군요. 잘 들었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