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년만의 나들이…팔만대장경 인쇄본 1270권 '포쇄'
이성진 기자 | 2021.10.07 21:38
[앵커]
합천 해인사에는 조선시대에 팔만대장경을 종이로 찍은 인경책이 보관되고 있죠. 이 인경책이 만들어진 지 123년 만에 처음으로 바깥 나들이를 했습니다. 인경책 1270권을 모두 꺼내 햇볕과 바람으로 종이의 습기를 없애는 사찰 전통 의식을 한 건데요, 이성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남 합천 해인사입니다.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장경판전 보관고에서 두툼한 책이 끝없이 나옵니다.
1898년 종이에 인쇄한 팔만대장경 인경책입니다. 장갑을 낀 승려와 신도들이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깁니다.
팔만대장경 인경책 1,270권 전체가 빛을 보고 바람을 쐰 것은 인쇄한 지 123년 만에 처음입니다.
포쇄는 대장경으로 찍은 경전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 습기를 말려 부식을 막고 곤충을 없애는 사찰 의식입니다.
경암 스님 / 해인사 팔만대장경보존원장
"부처님 말씀이 바람결에 한번 스쳐 지나가는 그런 의미가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 마음 속에 새긴다는 그런 의미가..."
해인사는 고려시대부터 3년에 한 번 씩 팔만대장경과 고려실록 등을 포쇄한 역사를 지녔습니다.
김혜자 / 해인사 신도회 부회장
"선조님들께서 어떻게 이렇게 지혜가 있으셨는지 마음이 울컥할 때가 있어요. 오늘 경전을 열어 보니까."
123년 만의 외출을 마친 팔만대장경 인경책은 5시간만에 다시 장경판전 보관고로 되돌아갔습니다.
TV조선 이성진입니다.
뉴스제보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