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7 취재후 Talk] 세계 유일 '종부세' 논란…"더 세밀히 설계했어야"

오현주 기자 | 2021.11.27 19:20

[앵커]
종부세 고지서가 날아왔습니다. 징벌적 과세다, 세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다, 여러 논란이 많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일부 국민만 대상일 뿐이라며 종부세 폭탄론을 반박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와 짚어보겠습니다.

이억원 / 기재부 제1차관
"98% 국민은 종부세와 무관합니다."

[앵커]
집값이 오른 만큼 그리고 부동산을 많이 소유한 만큼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맞다, 한편에서는 징벌적 과세다, 이렇게 의견이 팽팽합니다. 이번 종부세 논란은 어떻게 봐야 합니까?

[심교언 교수]
정부에서는 아마 이런 생각 같습니다. 지금 투기 같은 게 너무 많이 일어나는 것은 다주택자들이 집을 많이 갖고 있고 그래서 이 사람들한테 세금을 많이 먹여서 (매물을) 나오게 하면 집값이 떨어질 것이다, 인데

[앵커]
그게 정부의 계획인 것 같아요.

[심교언 교수]
그렇죠. 근데 우리 같은 경우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재산세 외에 종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앵커]
재산세의 이중과세가 종부세다, 라고 보시는 겁니까?

[심교언 교수]
재산세를 합쳐버리면 이중 과세의 성격은 사라지겠지만 이 세율이 과연 타당한 세율이냐. 이렇게 많이 세금 내는 나라는 전 세계에 없고.

[앵커]
종부세의 사실 도입 취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도 있지 않습니까.

[심교언 교수]
네. 근데 이제 지금까지 여러 연구들이 있는데 거기에 대한 반론이 더 많은 편입니다. 세금이 부과되면 그 재산을 소유할 유인이 적어지고 거기에 따라서 투자가 줄어들게 됩니다. 투자가 줄어들게 되면 시장 전체의 공급이 줄고 그럼 가격이 올라가고 세금에 따른 당연한 부작용이죠.

[앵커]
세금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기에는 좀 역부족이다, 이런 교수님의 입장이었는데

[심교언 교수]
아니 오히려 이런 것도 있어요. 이게 과연 시기적으로도 맞는지 고민을 해야 됩니다. 코로나 정국에서 세금을 더 가중시켜서 걷는 나라는 아마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특히 이번 종부세 논란 중에서 가장 큰 논란이 정부가“국민의 2%만 낸다.” 

[심교언 교수]
세금 폭탄이 아니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세 살짜리도 주택을 가지는 경우도 있으니까 국민 전체를 보는 것들도 타당하겠지만 이번 종부세 대상이 100만 명쯤 되는데 그중에 절반이 약간 안 되는 게 서울 사람입니다. 이것은 굉장히 비상식적이죠.

[앵커]
1세대 1주택자들에게도 좀 부담이 크지 않느냐, 라는 말도 있고 정부에서는 오히려 이분들에게는 부담이 없다, 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심교언 교수]
정부 말도 일리가 있고요. 예를 들어서 12억 13억짜리 아파트들 같은 경우에는 일이백만 원 미만이기 때문에 큰 부담이 안 될 수도 있지만 갑자기 폭등한 그런 지역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금액이 커졌고

[앵커]
그냥 집값이 올랐을 뿐인데

[심교언 교수]
그렇죠. 조세 부담 가능성이라고 합니다. 어빌리티 투 페이(ability to pay) 이렇게 표현하는데. 자기 소득이 느는 거에 따라서 맞춰서 늘어야 되거든요. 그런 것들에 대한 배려도 좀 필요하고. 결국 이런 문제가 생기면 지금 이 세금을 누가 낼 거냐. 집주인이 낼 거냐 아니면 세입자가 낼 거냐.

[앵커]
그 논란도 있더라고요. 말씀하신대로 종부세 부담을 세입자들에게 전가할 것이다, 라는 비판도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시장 상황상 그건 너무 과한 이야기 아니냐.

[심교언 교수]
임대차 법 통과하고 나서는 월세화가 최근에는 너무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 말은 공급자 우위 시장인 거예요.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는 공급자가 마음대로 가격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 말은 세금을 전가하기가 아주 쉽다는 거죠.

[앵커]
근데 사실 납세자들은 이 부분을 가장 납득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1년 사이에 왜 이렇게 많이 올랐는가.

[심교언 교수]
정부에서 미리 빠져나갈 시간을 몇 시간 줬다, 이런 거잖아요.

이호승 / 청와대 정책실장
"충분한 기간을 두고 예고를 했었고 또 피하려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는 길도..."

[심교언 교수]
그런데 시간은 줬지만 세부적으로 주진 않았거든요.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놓고 해야 되는데 지금은 사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게 취득세가 제일 높은 건 12%입니다. 팔 때도 최고 많이 부담하면 82.5%고요.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앵커]
퇴로를 만들어주지 않았다, 라는 비판이 나오더라고요. 자 그럼 마지막으로 이번 종부세 논란을 한 줄로 한번 평가 부탁드립니다.

[심교언 교수]
<종부세는 세계에서 유일한 정책이다>. 제 주변에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종택을 물려받고 서울에 아파트가 있으니까 어마어마한 세금 고지서를 최근에 받았어요. 그럼 가문을 버려야 되느냐 가족을 버려야 되느냐, 이런 하소연을 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이런 제도를 할 때에는 그런 억울한 사람들을 좀 최소화시키고 없애는 방향으로 해야 되는데. 세계에서 유일하다 그러면 유일한 만큼 긍지를 가질 수 있게 세부적으로 잘 만들어야 된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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