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단일화 제안' 속내는…'성공모델 따르기'냐 '퇴로 명분 쌓기'냐
홍연주 기자 | 2022.02.14 21:17
[앵커]
그럼 대체 단일화는 되는 건가, 안되는 건가? 언제까지 협상이 끝나야 하는 것인가? 양측의 동상이몽은 뭔가 정치부 홍연주기자에게 자세히 물어보겠습니다.
홍 기자, 예측하기가 쉽지 않지요? 국민의 힘에서 여론 조사 방식의 단일화에 응할 것인가 이게 핵심적인 관건이지요?
[기자]
네, 제가 통화한 국민의힘 인사들은 모두 다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안 후보는 서울시장 때 방식으로 하면 금방 된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대선이라는 점이 다르고요, 여론조사 업체 선정 등을 위한 실무협상도 진행해야 합니다. 사전투표까지 불과 18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국민의힘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5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하는 게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앵커]
지지율 차이가 그 정도면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또 다른 걱정이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협상을 시작하면 양측의 기싸움이 불가피할텐데요, 이 과정에서 통합의 명분보다는 실익을 챙기기 위한 감정싸움이 부각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정권교체를 원하는 민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겠죠.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가 윤석열 대 안철수로 재편되면서 야권 전체 지지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앵커]
소위 역선택이라고 하는 것, 그러니까 여권지지자들이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후보에게 표를 줄 가능성도 역시 걱정하는 대목인가요?
[기자]
현실적으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입니다. 본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찍을 여권 지지층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경쟁력이 약한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 실제 여권 성향 방송인 김용민 씨는 SNS에 "단일화 조사 때 대거 조사에 참여해서 안 후보를 밀고, "본선에선 이재명 후보를 찍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 정도면 안 후보도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가 쉽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을텐데요.
[기자]
선의로만 보자면,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의 성공 모델을 가져오자는 의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비록 오세훈 시장이 후보로 뽑혔지만, 당선 이후 '서울시 공동운영' 약속에 따라 안 후보의 10년 최측근이 정무부시장에 중용됐죠.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후보를 뽑고, 패자가 지원 유세를 나가면 시너지효과가 날 거라는 구상입니다.
[앵커]
그게 아니라면요?
[기자]
그래서 국면전환용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CG 최근 지지율이 한자리 수로 내려온 여론조사가 대부분인데, 단일화 제안을 통해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했다는 거죠. 단일화가 무산될 안 후보 입장에서만 보면 "나는 제안했는데 국민의힘이 거부했다 그러니 완주하겠다" 이러면서 지금까지 주장해왔던대로 완주의 명분으로 삼을 수도 있을 겁니다.
[앵커]
그런데 한가지만 더 짚어 보지요. 지난주 금요일 저희 뉴스에서 주말 단일화 담판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안 후보의 '통큰 양보' 가능성이 있다 그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며칠 새 분위기가 달라진 건가요?
[기자]
정확한 상황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 야권에서는 안 후보가 측근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통큰 양보보다는 여론조사 단일화가 퇴로를 만드는데 명분도 있고, 상호협력의 틀도 확실하게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을 거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어쨋든 안 후보가 이렇게 나온 이상 그러니까 안후보의 생각과 국민의당에서는 윤 후보가 국민경선을 받지 않으면, 끝까지 가던 길을 가겠다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던데요. 단일화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안 후보가 4자 구도로 완주할 경우 현재 판세를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윤 후보가 여론조사 단일화를 거부하더라도 차선의 선택을 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일단은 두 후보가 직접 소통하는 단계까지 갈 수 있을 지가 관건이겠죠. 홍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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