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니] "공직자 1주택" 외친 文정부…임기 말 다주택자는?

최원희 기자 | 2022.03.31 21:20

[앵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고위 공직자에게도 1주택 원칙을 강조해 왔습니다. 이런 원칙들이 얼마나 잘 지켜졌는지, 혹시 보통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하라고 하고 자기들은 딴주머니를 찬 건 아닌지 따져 보겠습니다. 

최원희 기자, 지난해 말 기준 공직자 재산이 발표된 거죠. 이번엔 다주택자들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7명 중 1명 꼴이었습니다. 중앙부처 재산공개 대상자 816명 중 118명이 본인이나 배우자 명의로 집을 2채 이상 보유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3채 이상 가진 사람이 16명이었고 가장 많게는 7채를 보유한 최종인 국립한밭대학교 산학협력부총장도 있었습니다. 청와대에선 기모란 방역기획관, 이태한 사회수석 등 4명이, 장관 중엔 문성혁 해수부 장관 1명이 다주택자였습니다.

[앵커]
문재인 정부는 사실 임기 내내 고위 공직자에 대한 1주택 원칙을 강조해 왔지 않습니까? 이 숫자가 좀 줄었다고 봐야합니까?

[기자]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안정을 위해 국민에게 살지 않는 집은 팔라고 말해왔는데요. 

김현미 / 당시 국토부장관 (2017년 8월)
"정부는 집을 거주 공간이 아니라 투기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이후 '내로남불'이란 비판이 일자 2019년 말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은 참모들에게도 1채 빼곤 팔라고 권고했고 2020년엔 정세균 총리도 "국민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다주택자인 부처 고위공직자에게 매도를 지시했습니다. 그 결과, 2019년 말 기준 33%던 다주택자 비율은 이듬해 19.5%를 거쳐 지난해 말 기준으론 14.5%까지 낮아졌습니다. 청와대 내 다주택자들은 16명에서 4명이 됐고, 8명이던 장관 다주택자도 1명으로 줄었습니다.

[앵커]
줄었다고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론 여전히 버티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군요.

[기자]
기모란 방역기획관은 대전시 서구 아파트와 배우자 명의로 경남 양산 단독주택을 가지고 있고 이태한 사회수석은 전북 전주시 단독주택과 배우자 명의의 경기 의왕 아파트를 보유 중입니다. 둘 모두 비교적 최근인 지난해 4월 임명됐죠. 임명 직후 재산 공개때 상속으로 1채 외 지분을 더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처분하진 않은 걸로 드러났습니다.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중앙부처 장차관들도 스웨덴에 아파트를 갖고 있는 문성혁 장관 외엔 대부분 다주택을 정리했지만, 관심에서 빗겨가 있는 부처 1급 공무원, 산하기관 고위공무원 중엔 다주택자가 상당했습니다. 한편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부와 기재부 고위공직자 18명 중 7명은 강남 3구에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소유하고 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서진형 / 대한부동산학회장
"윤리성을 많이 강조를 했지만 실질적인 공직자들은 정부 방침에 호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보입니다. 계속 다주택을 가짐으로 인해서 국민들에게 주택을 계속 보유해야 되겠다는 시그널을 준다는 측면도 있죠"

[앵커]
개인별로 다 사정이 있을 수 있고 집가진걸 죄라고 할 수도 없지만 문재인 정부가 워낙 유난스럽게 부동산 결벽증을 강조해서인지 역시 내로남불로 느껴지는 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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