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폴란드, 국산 FA-50 48대 구매 의사…2조원 사업에 KAI 전담팀 신설

윤동빈 기자 | 2022.06.03 16:28

폴란드 국방부가 국산 경공격기 FA-50을 48대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내에 폴란드 수출 관련 전담팀까지 꾸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3일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경남 사천 KAI 공장을 방문해 FA-50 48대 구매 의사를 밝혔다"며 "최근 폴란드 공군이 구소련제 미그-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공여하는 방안을 준비하면서 대체 전력으로 FA-50을 대량 구매하려 한다"고 말했다.

현재 FA-50의 대당 가격은 4000만달러(약 500억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FA-50을 48대 판매하면 수출 규모 2조원이 넘는 '잭팟' 프로젝트다. KAI 내에는 '폴란드 수출관리팀'이 신설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아직 수출 확정 단계는 아니다. 폴란드가 FA-50과 함께 이탈리아제 고등훈련전술기 M-346을 놓고 저울질하기 때문이다. M-346은 대당 가격이 2500만달러(310억원) 수준으로 FA-50보다 훨씬 저렴하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주로 고등훈련기로 사용하는 M-486의 경우 전술기로 쓰기에는 성능이 많이 떨어진다"며 "FA-50은 경공격기로 쓰기에 손색이 없기 때문에 폴란드가 미그-29 전투기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전력으로 FA-50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국산 경공격기 구매 의사를 수년 전부터 타진해 왔으나 최근 들어 논의가 급진전됐다. 당초 폴란드는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제작한 F-16 전투기 구매를 추진했는데, 러시아 인접국인 폴란드에 최신 사양 F-16을 판매할 경우, 러시아를 자극할 우려가 있어 미국 측에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훗날 미국 전투기를 구매하려는 폴란드가 록히드마틴사와 합작해 만든 국산 FA-50을 훈련기 겸 공격기로 우선 구매하려 한다고 방산업계 관계자가 전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산 항공기의 동유럽 수출이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KAI 사장으로 더이상 '낙하산 인사'를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방산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해외 선진국처럼 전투기를 몰아본 경험이 있고, 미국과 유럽 고위 군 관계자와 안면이 있는 공군 고위 장성이나 방위사업 전문가, KAI 내부 인사를 임명해야 급변하는 수출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역대 KAI 사장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항공방위산업과 관련이 없는 '낙하산 인사'가 대부분이었다. KAI의 초대 사장인 임인택 전 사장은 제35대 교통부 장관을 지냈다. 2대 사장으로는 길형보 전 육군참모총장이 임명됐다. 당시 길 전 사장은 육군참모총장 퇴임 10일만에 사장으로 임명돼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3대 사장으로 정해주 전 통상산업부 장관이, 이명박 전 정부때는 4대 사장으로 김홍경 전 산업자원부 차관보가 임명됐다.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임기가 1년 이상 남았던 김 사장이 하성용(5대) 사장으로 교체됐다. 문재인 정부 때는 대통령 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 김조원(6대) 사장, 안현호(7대) 전 산업자원부 1차관이 사장을 지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항공우주청 설립을 공약한 바 있다. 경남지역공약으로 ‘항공우주청 설립’을 제시한 데 이어 진주 유세현장에서도 거듭 ‘항공우주청 설립’을 강조했다. 직무와 관련 없는 '낙하산' 공직자와 정치인은 배제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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