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설명서 김반장 vs 서반장] 이준석 '자기정치'의 이유 & 처럼회의 덫
김정우 기자 서주민 기자 | 2022.06.13 21:27
[앵커]
선거 끝난지가 엊그제인데 여야 내부 사정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오늘 '정치설명서 김반장 서반장' 시간에서는 관련한 정치권 내부의 깊숙할 얘기를 전하겠다고 합니다. 먼저 여당 김정우 반장부터 시작하지요.
[김반장]
오늘은 '이준석, 자기정치의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정치권에서 '자기정치'란 말은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였는데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준석 대표가 "내 정치를 하겠다"고 한건 좀 역설적으로 들립니다. 새 정부 출범하자마자 이런 얘기를 한 것도 심상치가 않고요.
[김반장]
어제 오늘 이 대표가 대놓고 '자기 정치'를 하겠다고 해서 여권 전체가 술렁였습니다. 이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의 공을 강조하면서 소위 '이준석표 혁신'으로 다음 총선을 준비하는 걸 자기정치라고 표현한 겁니다.
[서반장]
그런데 아직 총선이 2년 가까이 남아 있는데, 왜 이 시점에 이걸 들고 나왔는지 야당에서도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김반장]
'위기 돌파' 목적이란 분석이 가장 힘을 얻고 있습니다. 본인 사생활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가 2주 뒤로 예정돼있는데, 이게 차기 당권과 총선 공천까지 연결된 권력구도에서 중요한 변수가 되다 보니까, 혁신 주도권을 쥐면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그런데 사생활 의혹에 대해서 이 대표는 아무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보이던데, 윤리위 징계 문제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김반장]
상황이 그렇게 만만한 건 아닙니다. 이 의혹이란 게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되는데, 우선 '성상납 의혹'은 사건 입증 자체가 쉽지 않아서 오늘 이 자리에선 굳이 다루지 않겠고요. 지금 쟁점이 되는 게 '증거인멸 교사' 부분입니다.
이 대표 측근인 김철근 정무실장이 성접대에 관여했다고 주장하는 당사자를 만나기 위해 대전까지 가서 이런 7억 원의 투자유치 각서를 입막음 대가로 써줬다는 의혹이 나온 바 있죠. 그런데 이 대표가 당사자와의 통화에서 "사람을 대전에 보내겠다"고 말한 녹취가 공개돼서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고 있는 겁니다.
다만 이 대표 측은 "정무실장에게 소통을 일임한 것"이고, 각서도 "고수익의 투자 유치를 돕는 수준"이란 취지로 해명 중입니다.
[앵커]
좀 복잡한데 쉽게 얘기하며 이준석 대표가 자신에게 위기가 다가오자 혁신으로 돌파하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그 혁신이라는 것도 사실은 다음 총선 공천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논란이 커지는 것 아닙니까.
[김반장]
바로 그 부분 때문에 이 혁신 문제가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 사이의 이해충돌로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당 지도부의 혁신위 추인 당시만 해도 공천룰 같은 의제는 언급하지 않았던 걸로 알려졌는데, 이 대표가 어제 회견에서 한 말은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이준석 / 국민의힘 대표
"총선의 가장 중요한 여당의 지점은 공천이다, 그래서 그것을 시스템화하는 것에 상당한 정권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서반장]
문재인 정부도 친문의원들이 든든한 뒷배역할을 했는데, 윤 대통령 입장에서도 2년 뒤 총선을 통해 우호세력이 원내에 많이 입성하길 바라겠죠.
[김반장]
그런데 이 대표가 세대 확장을 명분으로 공천 시스템을 손보겠다고 하니까 혁신 논의의 관심 자체가 공천 문제에 맞춰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당내 주류인 친윤계가 이준석표 혁신에 반대할 수밖에 없게 됐고, 앞으로 충돌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앵커]
섣불리 예단하긴 어렵습니다만 김반장 설명을 듣고 보니 앞으로 국민의 힘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짐작이 갑니다.
그건 그렇고 민주당 내부 사정이 소란스럽지요? 서반장은 뭘 준비했습니까
[서반장]
제가 준비한 건 "처럼회의 덫"입니다.
[앵커]
민주당이 선거에 2연패 하고도 좀처럼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 강성 초선 모임 처럼회가 그런 논란의 중심에 선 듯 보여요.
[서반장]
네 먼저 처럼회라는 이름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신 분이 많을텐데, 누구처럼 되자, 혹은 누구처럼은 되지 말자, 즉 본받을 사람에겐 많이 배우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반면교사 삼자는 다짐에서 만든 말이라고 합니다. 당초 10여명이 사법개혁을 위한 연구모임으로 출발했는데, 현재는 20명 정도로 수가 늘었습니다.
[김반장]
최근엔 처럼회가 주로 이재명 의원을 대변하는 주장을 많이 하고 있던데, 소위 말하는 '친명계'라고 볼 수 있는 건가요?
[서반장]
꼭 그렇진 않습니다. 친명계인 김남국, 민형배 의원이 처럼회 멤버긴 하지만 문재인 청와대 출신 최강욱, 김의겸 의원 등 강성친문으로 평가받던 의원들도 많습니다. 특정 계파라기보단 강성파 의원모임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앵커]
비록 목소리가 큰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이 처럼회가 민주당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 사실 잘 이해가 안됩니다.
[서반장]
그건 민주당 내부 사정을 이해해야 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민주당은 수만명으로 추정되는 강성 지지층이 당내 여론형성과 주요 인선 과정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가 '검수완박'을 논의했던 지난 4월 5일 비공개 의원총회입니다. 당시 속도조절을 주장했던 의원들의 실명이 공개됐는데, 이들은 이른바 '검수완박 5적'으로 찍혀 문자와 전화테러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시사타파TV
"전남여수 갑의 주철현, 전남여수 을의 김회재.. 주철현, 김회재 전화번호 띄워주세요. 조응천은 대놓고 반대하고.."
[김반장]
그러니까 강경 지지층에 찍히면 주요 당직에서 배제되고, 공천도 위협받으니까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가능한 거군요.
[서반장]
반면, 처럼회 의원들에 대해선 보시는 것처럼 후원계좌를 공개하며 정치자금 지원 운동까지 하고 있습니다.
[앵커]
소위 말하는 팬덤 정치로 이해하면 쉽겠군요 그렇다고 정당이 지지자들의 활동을 막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서반장]
그래서 그런 목소리가 과대 대표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겠죠.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전당대회 룰을 보면 당심이 90%, 민심은 10%만 반영됩니다. 더구나 민심 10%도 역선택 방지조항 때문에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는 구조입니다. 지난 전당대회 때 처럼회 주축 멤버였던 김용민 의원이 최고 득표율로 최고위원이 된 것도 이런 구조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김반장]
그런 구조라면 강경파가 지지하는 이재명 의원이 당권을 잡을 가능성도 높아지겠군요.
[서반장]
오늘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가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53.9%였는데, 민주당 지지층에선 75% 넘게 찬성했습니다. 민심과 당심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민주당의 미래 역시 서반장의 설명을 들어보니 제 눈에는 대충 그려집니다. 두 반장 잘 들었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