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통령실, 與 지도부에 비대위 전환 의견 전달

김수홍 기자 | 2022.07.28 21:21

[앵커]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의 새 지도부 후보군이 압축된 가운데, 오히려 대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에서 지도체제 개편 이야기가 나오는 좀 기이한 상황이 됐습니다. 야당은 비대위를 졸업하고, 여당이 비대위 체제로 가는 초유의 상황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거지요. 이게 뭘 뜻하는지 정치부 국회반장 김수홍 기자에게 좀 더 자세히 물어보겠습니다.

권성동 대행체제가 아슬아슬하게 가다가 어제 대통령 문자가 노출되면서 이렇게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졌다는 거지요?

[기자]
그런 요구가 커진 건 사실입니다. 9급 공무원 발언, 문자 유출로 권 대행은 두 차례나 공개 사과를 했습니다. 과거 검수완박 중재안에 합의해줬다가 곤란해진 일까지 다시 거론되며, 소속 의원들과 당원들의 여론이 상당히 안좋은 상황입니다. 현재 체제로는 위기수습도 어렵고 여권이 힘있게 국정을 운영하기도 쉽지 않다는 판단이 있는 겁니다.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비대위로 갈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기자]
당헌 상 조건은 2가집니다. 당 대표 궐위, 최고위원회 기능 상실입니다. 이준석 대표는 궐위가 아닌 사고로 정리됐으니, 두 번째 최고위 기능 상실 상태가 되면 가능합니다.최고위는 9명 가운데 재적 인원이 현재 7명입니다. 4명이 사퇴하면, 의결정족수에 미달되고, 지도부 기능을 상실하는 '비상' 상황이 된다는 당헌 해석이 나옵니다.

[앵커]
그럼 무조건 4명이 사퇴를 해야 비대위가 꾸려질 수 있겠군요? 관련해서 취재된 게 있습니까?

[기자]
몇몇 최고위원들은 현 체제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 사퇴할 의사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수진 최고위원이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대위 전환을 단정하기는 어려운 분위깁니다.

[앵커]
오늘 일부 언론에선 윤 대통령이 권 대행에게 다같이 잘해 보자 즉 신임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도 나왔는데, 실제로 그랬을까요? 

[기자]
저희가 확인한 대통령실 기류는 정반댑니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정무수석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당 지도부에 비대위로 전환하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취재됐습니다. 권 대행은 월요일 의총을 열어 재신임을 묻는 방식으로 타개책을 찾으려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일부 의원은 의총이 열리면 사퇴를 요구하겠다고 벼르는 상황입니다.

[앵커]
만약 비대위로 간다면 조기 전당대회를 전제로 하는 것이겠죠?

[기자]
네. 비대위는 전당대회에서 지도부가 선출될 때까지 존속한다고 당헌에 규정돼있습니다. 다만 9월부턴 정기국회가 열려 국정감사와 예결산이 연말까지 이어집니다. 이 때문에 4~5달 정도는 비대위 체제로 갈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친윤계인 이철규 의원이 공개적으로 이준석 대표를 비판했던데,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은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이죠.

[기자]
네. '양두구육'에서 더 나가면 안 된다, 상황을 악화하는 언행은 자제하라며 이 대표를 말리는 모습입니다. 이 대표가 계속 갈등을 빚을 경우, 비대위와 조기 전당대회 요구만 커질 수 있겠죠. 어쨌든 이 대표가 지난 대선 과정에 두 차례나 당을 뛰쳐나가며 큰 혼란을 야기했고, 윤 대통령을 향해 국내산 육우니, 비빔밥에 당근이 되라느니, 연습문제를 풀어야 돕겠다느니, 실제 '내부총질'을 한다고 비판을 받았던 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이철규 의원이 이 대표를 향해 지구를 떠난다더니 세상을 어지럽히냐고 했는데, 이 역시 이 대표가 본인 입으로 했던 말입니다.

이준석 / 국민의힘 대표 (작년 3월 6일)
"나는 대통령 만들어야 될 사람 있다니까? 유승민! 너 이러다가 안철수 서울시장 되고 윤석열 대통령 되면 어떡하냐 이렇게 얘기하더라고? 지구를 떠야지"

[앵커]
민주당 얘기도 좀 해보죠. 1차 컷오프 결과가 이재명 의원에게는 좀 유리한 건가요?

[기자]
네. 일단 파란불입니다. 반이재명 진영에 선 설훈·박용진·강병원 이 세 사람 중 두 사람이 올라와서 협공을 당하는 시나리오를 피했습니다. 설훈 의원이 탈락한 것도 이낙연계의 결집력이 크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어서 이 의원 입장에선 긍정적 신홉니다. 민주당은 원내대표를 포함해 선출직 최고위원 2명만 확보하면 지도부 과반을 장악할 수 있는 구조인데요. 오늘 컷오프를 통과한 최고위원 후보 8명 가운데 4명이 친명계입니다. 이 의원이 당선될 경우 친명 지도부 구축 가능성도 커졌다고 봐야겠습니다.

[앵커]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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