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취재기자 눈에 비친 '이태원 참사'…대응 적절했나
한지은 기자 | 2022.10.31 21:15
[앵커]
현장 상황은 이미 여러분들이 보고 들으신 대롭니다. 참사 당일 핼로윈 취재를 위해 이태원에 나가 있었던 취재기자에게 당시 상황을 좀 더 자세히 물어보겠습니다. 한지은 기자, 참사 당일 언제부터 현장에 있었던거죠?
[기자]
네, 핼러윈을 앞둔 주말이라 경찰의 업소 단속을 동행취재하기 위해, 밤 8시쯤부터 여러 언론사가 나가 있었는데요.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단속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앵커]
참사 이전부터 이미 현장 인파가 심상치 않았던 거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당시 경찰의 단속 예정지는 참사가 발생한 골목길 바로 위쪽인 세계음식거리였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코로나 이전 핼러윈 축제 때마다 인파로 붐벼, 통행하기 힘든 구간이라는 의미로 붉게 표시된 부분입니다. 실제로 참사 이전인 밤 9시를 전후해 이태원 일대는 핼러윈을 즐기러온 인파가 몰려들면서, 경찰은 당초 예정했던 이태원 마약단속을 결국 취소한다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앵커]
그 정도였다면 인력을 추가 투입해 현장 인파 정리에 나섰어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요?
[기자]
네, 바로 그 지점이 뼈아픈 부분인데요. 이웃 일본의 경우 핼러윈을 맞아 경찰이 번화가 곳곳에 대형차량을 세우고 마이크를 통해 밀집한 사람들의 동선을 유도하는 이른바 'DJ 폴리스'까지 운영중입니다. 당시 참사 현장 주변에 있던 사람들 사이에선 경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증언이 많았습니다. 이태원 일대에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주요 진출입구에 일방통행 구간을 미리 정해놓거나, 현장으로 유입되는 사람 수를 체크해 진출입 인원을 조절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앵커]
참사를 빚은 골목길이 이태원역과 연결되는 곳인데, 무정차 통과만 했더라도 인파가 그렇게 몰리지 않았을 거란 지적도 있던데요?
[기자]
네, 당일 저희 취재진도 현장 참가자 규모가 심상치 않다고 여겨, 이태원역에 무정차 통과 여부 등을 직접 전화로 확인했었는데요. 역사 근무자 대부분이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승객 안전관리에 투입돼 전화 대응도 어려웠을 정도였습니다. 경찰은 참사 직전이던 29일 밤 9시38분 용산서 112상황실장이 전화상으로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지만. 서울교통공사 측이 "승하차 인원이 예년과 차이가 없다"며 정상운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운영사인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에서 일하니 외부 상황은 정확히 몰랐다"면서, "용산경찰서 상황실에서 전화가 온 건 참사 1시간 이후인 11시 11분"이라고 맞서 양측간 진실공방 양상으로 번지는 형국입니다.
[앵커]
이달 초 여의도에서 진행됐던 세계불꽃축제 때만 해도 지하철 여의나루역 무정차 통과가 현장관리 대책에 포함됐었는데, 이번 경우는 왜 그렇게 못 한 거지요?
[기자]
네, 참사 나흘 전 용산구청 실무자와 용산경찰서, 이태원관광특구 협의회간 대책회의에서 사전 논의는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주요 시설물 안전 점검 등도 대책에 포함됐지만, 인파 관리보다 재활용 수거 등에 사후 정리에 초점이 맞춰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주최자 없이 업주와 손님 자격으로 자율적으로 모여 치르는 '비공식 행사'라는 이유로, 서울시와 관할구청은 물론 경찰도 안전대책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네, 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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