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니] '라임 몸통' 김봉현…'보석·영장' 논란
홍혜영 기자 | 2022.11.14 21:22
[앵커]
김봉현 전 회장에게는 '라임 몸통'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김 회장을 놓치면 라임 사태 진실 규명이 사실상 어려워진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인물이 도주하도록 사실상 방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하나 하나 따져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먼저 '김봉현'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투자자 피해액만 1조6000억 원대로 추산되는 이른바 '라임펀드 사태'의 핵심인물입니다. 김봉현 전 회장은 1000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지난해 7월 보석이 인용돼 전자팔찌를 찬 상태로 풀려났습니다.
[앵커]
전자발찌는 흔히 성범죄자들에 채우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전자팔찌는 뭡니까?
[기자]
2020년 8월부터 보석 조건으로 전자장치를 부착할 수 있게 됐는데요, 피고인의 인권을 침해한단 이유로 전자발찌가 아닌, 손목시계형 전자팔찌를 부착하기로 했습니다. 스마트워치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24시간 위치를 알리고 훼손되면 경보가 울립니다. 김 전 회장의 전자팔찌는 지난 11일 오후 팔당대교 인근에서 마지막 신호가 잡혔습니다.
[앵커]
끊으면 아무 소용 없는 거잖아요. 이런 중요한 피의자를 구속하지 않고 수사해 왔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만...
[기자]
네, 검찰이 지난 9월 김봉현 전 회장의 다른 사기 혐의에 관한 구속영장을 두 차례 신청했지만 법원은 기각했습니다. 또 대포폰 통신영장도 청구했는데, 역시 기각됐습니다.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검찰이 최후 수단으로 지난달 26일 보석 취소를 신청했지만 법원은 결정을 루고 있었고, 도주 직후에야 취소했습니다.
[앵커]
도주 정황도 있었다면서요?
[기자]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대포폰 2대를 밀항 준비에 썼다고 의심했습니다. 또 변호인단이 단체로 사임한 것도 유력한 도주 정황으로 봤습니다. 지난 10일 또다른 핵심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은 징역 20년이 확정됐는데, 이튿날 김 전 회장이 도주했죠. 자신도 중형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법원이 보석으로 풀어준 것도 납득하기가 어렵군요.
[기자]
맞습니다.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액이 워낙 크고 김 전 회장이 과거 잠적했던 전력도 있는데 법원이 보석을 허가한 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5개월간 도피하며 부산에서 밀항까지 시도했습니다. 또 징역 10년 이상이 예상될 경우 보석 예외에 해당하는데요. 김 전 회장의 횡령액이 1000억 원, 투자자 피해액만 1조6000억 원으로 추정되죠. 앞서 이종필 전 부사장도 징역 20년이 확정됐다는 걸 감안하면 김 전 회장 역시 중형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사태 초기부터 정치권 배후설이 돌았고 지난 정권에선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었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까 정말 이상한 점이 하나 둘이 아닙니다.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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