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니] '이상고온→한파'…이유는?

홍혜영 기자 | 2022.11.30 21:21

[앵커]
지난주엔 반팔 입는 분들도 있었는데, 오늘은 겨울 코트를 입고도 떨 정도였습니다. 날씨가 왜 이렇게 변덕스러운지 홍혜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홍 기자, 한파특보가 내려졌지요. 11월 한파경보는 자주 있는 일입니까?

[기자]
12월 이전에 한파주의보도 아니고 한파경보가 내려진 건 매우 이례적입니다. 특히 어제처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경보가 떨어진 건, 2010년 지금의 특보제를 만든 뒤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한파경보는 하루 만에 기온이 15도 이상 떨어지면 내리는데요. 어제와 오늘 서울의 아침 기온차는 무려 16도였습니다.

[앵커]
하루 사이에 기온이 16도 떨어진다는 게 잘 이해가 안 되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요?

[기자]
먼저 지난주엔 왜 그렇게 따뜻했냐부터 설명해야 이해가 쉬운데요. 북쪽에 있는 찬 공기가 겨울이 되면 조금씩 남쪽으로 내려오는데, 제트기류가 커튼처럼 감싸고 찬 공기를 꽉 묶어놔서 우리나라까지 내려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유난히 포근했던 겁니다.

[앵커]
그런데 갇혀 있던 찬 공기가 한꺼번에 내려온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 들어 제트기류가 좀 느슨해지면서 이렇게 구불구불해 졌는데요. 마침 찬 공기가 내려오는 지점에 우리나라가 걸쳐있는 겁니다. 평소보다 오랜시간 갇혀있었던 찬 공기는 더욱 차가워졌고, 시베리아를 지나면서 강력해졌습니다.

우진규 / 기상청 통보관
"막고 있던 벽이 무너지면서 북쪽에 있는 찬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내려온 거예요. 첫번째는 굉장히 포근했던 날씨가 예년보다 조금 더 장시간 이어졌다는 점, 그리고 두 번째는 급격하게 공기의 흐름이 바뀌면서 빠르게 북쪽에 있는 찬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앵커]
이것도 일종의 기상이변으로 봐야하는 건가요?

[기자]
단정짓긴 이르지만, 학계에서는 일종의 기후변화에 따른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찬 공기가 때때로 내려와야 공기가 섞이면서 삼한사온이 나타나는데요. 최근 북극지역에 찬 공기가 묶이는 주기가 길어지면서 삼한사온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김백민 / 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런 현상들이 좀 잦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어떤 달은 너무 따뜻했다가 어떤 달은 또 너무 추웠다가 하는 굉장히 변동성이 큰 그런 형태로 바뀌고 있는데 이것도 일종의 기후 변화의 전개 양상이 아닐까 이렇게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도 대비를 할 필요도 있겠군요. 보온 외에 또 대비할 게 뭐가 있습니까?

[기자]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이 갑자기 커지면, 순간적으로 강한 바람이 불 수 있습니다. 어젯밤 부산에서는 순간최대초속 20m의 강풍이 불면서 건물 유리창이 깨지고, 공사장 합판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또 저체온증이나 동상 같은 한랭질환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도 늘어납니다. 특히 과음하면 혈관이 팽창했다가 추위로 다시 수축하면서 혈압이 심하게 오를 수 있습니다.

[앵커]
내일부터 겨울 시작인데, 올 겨울은 얼마나 추울까요?

[기자]
12월 중순까지는 찬 공기가 자주 내려오면서 지금처럼 강추위가 한 두 차례 더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습니다. 올 겨울 전체적으론 예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더 추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바깥에서 일하는 분들은 특히 보온에 신경을 쓰셔야 겠군요.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