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조류에 점령당한 갯바위…제주 바다 사막화 '신음'

정아람 기자 | 2023.01.04 21:35

[앵커]
지구 온난화로 지구 온도는 매해 오르고 있죠. 수온까지 끌어올리면서, 제주 바다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바다의 사막화'라 불리는 갯녹음 현상이 나타나 갯바위엔 해조류 사라지고, 하얀 석회 조류가 번졌습니다. 전복이나 성게 등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정아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조류로 가득해야 할 갯바위가 온통 하얗게 변했습니다.

바닷속의 사막화라 불리는 갯녹음 현상이 진행중입니다. 

양만월 / 제주 서귀포시 해녀
"(예전에는 바다에) 들어가서 머리만 숙이면 전복도 붙어있고…."

바닷속 바위들도 석회조류에 점령 당하면서 어장 색깔 뿐만 아니라 생태계를 완전히 바꿔놨습니다.

"소라가 없어. 웃바당(깊은바다)인데…."

해조류가 사라지면서 소라나 성게 등 해산물은 성장을 멈췄습니다.

해녀들이 잡아올린 해산물을 보니 속이 썩었거나 텅 비었습니다.

구복선 / 제주 서귀포시 해녀
"소라가 힘이 없습니다. 소라를 꺼내보면...아 이거 썩었잖아 이거."

양만월 / 제주 서귀포시 해녀
"소라도 하나도 없고 성게도 없고 매일 와봐도 별 뭐가 없네요."

10년 전 만 해도 한 해 1500여 톤이던 톳의 생산량은 98% 가량 줄었고, 우뭇가사리는 90%가량, 모자반은 93%가 감소됐습니다.

바다 수온 상승이 갯녹음 현상의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제주 등 국내 연안 암반 3만 8000여ha 중 1/3 정도에서 바다의 사막화가 진행중입니다.

강정천 / 제주대 기초과학연구소 박사
“지금까지 (해조류) 얼마나 없어졌는지도 아직 추론할 수도 없어요. 왜냐하면 예전부터 데이터가 축적돼 와야 하는데...”

갯녹음 현상이 확산되면서 제주 바다의 생태계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TV조선 정아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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