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Talk] 20대서 '이재명·문재인 수사' 필요 여론 높은 이유는?

정민진 기자 | 2023.01.27 18:44

설연휴를 앞두고 수많은 언론사들이 '민심'을 읽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TV조선도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와 국민의힘 당권주자 지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 등 현안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묻기 위해 지난 19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방송에는 담지 못했던 여론조사 결과를 좀 더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여론조사는 씨줄과 날줄처럼 연령과 성별, 직업군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도출되며, 그 속에서 특정 군(群)의 경향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20대 65.7% "이재명 수사 정당"…60대보다 높아

먼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인식입니다.'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으니 전체 응답자의 57.1%가 '이 대표가 가진 여러 의혹들을 밝히기 위한 정당한 수사'라고 답했고 반대로 36.3%가 '정치보복의 목적을 가진 정당하지 못한 수사'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연령대별로 분석해보면 18~29세 응답자 중 65.7%가 '정당한 수사'라고 답했습니다. 60대(64%)보다도 높았습니다.

'이대남'이라고 불리는 20대 남성의 보수화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18~29세 여성 응답자 중 56.3%가 검찰 수사를 옹호했고, 부정 의견은 26.1%, 잘모르겠다 또는 응답하지 않는 경우가 17.6%에 달했습니다.

30대를 비롯한 전 연령대에서 '정당한 수사'라는 여론이 '정치 보복 수사'라는 여론보다 높았지만, 40대에서만은 결과가 정반대였습니다. 40대 응답자 중 54%는 '정당하지 못한 수사'라고 답했습니다.

정당 지지도에 따른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자 중 22.5%가 '정당한 수사', 72.1%가 '정치 보복 수사'라고 답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77.77%의 압도적 지지로 당 대표에 선출됐습니다.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대남' 81% "文 전 대통령 수사 필요"

그렇다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인식은 어떨까요?

'최근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월성원전 조기 폐쇄 등 문재인 정부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데,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으니 전체 응답자 48.8%가 '수사가 필요하다', 47%가 '필요 없다'고 답했습니다.

오차범위 내 접전이지만 연령대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세대에 따라 결과가 극명하게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8~29세 응답자 중 61.8%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는데,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았습니다. 비교적 보수성향이 강한 60대는 57.4%, 70대 이상은 55.9%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성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성 18~29세 응답자 중 81%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여성 18~29세 응답자 중 40.2%가 '수사가 필요하다', 48.7%가 '필요 없다' 11%가 잘모르겠다 또는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직업군에 따른 조사 결과도 유의미합니다. 무직 또는 퇴직자인 응답자 중 59.8%, 학생인 응답자 중 57.7%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다시 말해 ▲20대 ▲남성 ▲무직 또는 학생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당'에 민감한 20대 "잘못 있다면 수사 받아야"

여론조사 결과만을 놓고 보면 20대 특히 '이대남'의 보수화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일 총선을 실시한 경우 지지 정당 후보를 묻는 질문'에는 18~29세 응답자 중 18.7%가 국민의힘 후보를 18.1%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찍겠다고 답했습니다.

진보와 보수의 낡은 잣대로는 이 현상을 읽을 수가 없습니다. MZ세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정' 때문만도 아닐 것입니다. 18~29세 응답자들이 다른 항목에 비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긍정 여론이 높은 건 '정해진 룰'을 지켜라는 당연한 요구입니다. 잘못을 저질렀거나 범죄 혐의가 있다면 정해진 사법 절차에 따라 수사를 받으라는 것입니다.

<90년생이 온다> 저자 임홍택 작가는 최근 신작 <그건 부당합니다>에서 90년대생인 Z세대를 읽는 키워드로 '부당'을 제시합니다. Z세대는 일련의 사건에서 드러난 옳지 못하고 반칙하는 등 부당한 행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20대는 현재 정치인들에게 정치적·도덕적 이상이 아닌 행동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조사의뢰 : TV CHOSUN
- 조사기관 : 케이스탯
- 조사일시 : 2023.1.19~20 (2일간)
- 조사대상: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8명
- 조사방법: 면접원에 의한 전화면접조사
-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 전체 질문지 확인 :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http://www.nesdc.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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