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니] '연금개혁' 성공 사례 공통점은?

홍혜영 기자 | 2023.01.27 21:17

[앵커]
연금 고갈은 우리 만의 문제가 아니죠 일찌감치 개혁을 추진한 선진국 가운데 성공한 사례도 있고, 아직 진행 중인 나라도 있습니다. 우리는 손 놓고 있다가 이제 밑그림을 내놓는 단계인데, 어떻게 하면 제대로 갈 수 있을지 따져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지금 연금개혁으로 가장 시끄러운 나라가 프랑스죠?

[기자]
네,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은 한 마디로 1년 더 일하고, 2년 늦게 받으라는 겁니다. 프랑스 정년은 62세로,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빠른 편인데요. 10년 뒤면 연기금이 적자로 돌아설 상황입니다. 사실 이번 개혁안은 받는 돈을 깎는 건 아니어서, 첫 번째 임기 때인 2019년 시도한 개혁안보다는 온건한 편인데요, 그런데도 반발이 아주 거셉니다. 하지만 마크롱 역시 쉽게 물러설 분위기는 아닙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 프랑스 대통령 (새해 연설)
"제가 여러분에게 약속했듯이 2023년은 연금 개혁의 해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우리사회 체계의 균형을 보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앵커]
연금 개혁에 이미 성공한 나라들도 꽤 있죠. 공통점이 뭡니까?

[기자]
연금 받는 시점을 늦추는 것과 함께, '내는 돈을 늘리지 않으면 답이 없다'는 게 공통적입니다.  월 소득액 가운데 국민연금에 내는 비율, 보험료율을 보면 일본과 독일은 18%대로 한국의 2배 수준입니다. 연금 개혁으로 보험료율을 끌어올린 건데요, 국민적 합의를 얻기 쉽지 않은 만큼, 전문가들은 "투명한 정보 공개로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석재은 /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팩트를 정확하게 투명하게 공유하면서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도 안정적으로 연금을 누렸으면 좋겠다, 라는 그런 마음 속에서 연금 개혁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그런 노력이 정부를 통해서 이끌어줬으면 좋겠다…."

[앵커]
수명은 길어지고 경제도 변수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합의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제도가 중요합니다. 일본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현역 세대 소득이 줄어들자 노인들이 받는 연금이 최근 2년 연속 깎였습니다. 2004년 연금 개혁 때 인구와 경제 변화에 맞춰 연금 지급액을 자동 삭감하는 '자동조절장치'를 만들어둔 덕분입니다. 사실 이 제도는 1999년에 스웨덴이 먼저 도입한 건데요. 일본을 비롯해 독일, 핀란드, 캐나다 등 여러 나라가 배워가서 현재 OECD 회원국의 약 3분의 2가 운영 중입니다.

[앵커]
일단 제도를 바꾸는 게 중요한데 정치적으로 쉽지가 않죠?

[기자]
네, 사실 연금개혁은 얘기만 꺼내도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죠. 프랑스에서는 2010년 사르코지 대통령이 정년을 60세에서 62세로 늦췄다가 다음 대선에서 패배했습니다. 일본도 2004년 고이즈미 총리가 연금 개혁을 밀어붙인 뒤, 그 해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여당이 참패했습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고이즈미의 결단은 후대의 부담을 줄인 최선의 선택으로 평가 받습니다.

[앵커]
내년엔 총선이 있는데, 개혁의 첫단추라도 꿸 수 있을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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