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F-35B 첫 투입…北 두려워하는 1만 한미해병 상륙작전 현장
윤동빈 기자 | 2023.03.29 15:04
29일 오전 9시 40분쯤 경북 포항 화진리 해안 일대에서 굉음을 일으키며 화창한 봄 하늘을 가르는 군용기가 나타났다. 공군 C-130 수송기가 동해안에서 내륙 쪽으로 깊숙히 돌진하자, 수송기 뒷문에서는 해병대원의 낙하산 수십여개가 차례로 펴졌다.
지난 20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 연합상륙훈련 '쌍룡훈련'의 핵심부라고 할 수 있는 '결정적 행동'(decisive action)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2018년 이후 5년 만에 부활한 이번 쌍용훈련은 역대 처음으로 '사단급' 규모로 격상됐다.
한미 해병대의 상륙훈련은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훈련이다. 1950년 9월 15일 더글러스 맥아더 사령관의 지휘 아래 펼쳐진 '인천상륙작전'은 낙동강까지 밀렸던 6·25 전쟁 전세를 역전시켰고, 이후 북한은 우리 해병대 1개 사단의 상륙을 막기 위해 1개 군단을 동, 서해에 주둔시키고 있다.
C-130 수송기를 타고 내륙의 적진 한 가운데 강하한 공정돌격부대는 2차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활약한 미 육군 101공수부대와 같은 역할을 맡았다. 당시 낙하산을 타고 독일군 후방에 떨어져 포병부대를 섬멸하며 상륙작전을 원활하게 도왔던 활약상은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이어 쌍룡훈련에 처음 참가한 미 해군 와스프급 강습상륙함 마킨 아일랜드함(LHD-8·4만2천t급)에서 발진한 미 해병대 F-35B 스텔스 전투기와 한국 공군 KF-16 및 FA-50이 각 2대씩 상공을 날았다.
실전이었다면 이들 공중전력이 해안 장애물과 적 진지 제거에 나서 공대지 화력지원으로 일대를 초토화했을 참이었다.
곧이어 오전 10시쯤 한국 해병대의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가 수평선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KAAV는 1, 2, 3파 총 세 차례로 나눠 한 번에 8대씩 해안으로 진격했다.
해안선에 가까워져 오자 KAAV에서 연막탄을 터뜨려 적의 시각적 탐지로부터 차체를 보호했다. 바다를 뚫고 뭍에 닿은 KAAV가 정차해 차량 후면의 해치가 열리자 해병대 병력이 뛰어나오며 백사장을 내달렸다.
1파 병력이 대형을 갖추자 곧 KAAV 2파와 3파가 잇달아 해안에 상륙해 병력을 전개했다. 소총수와 박격포 운용 인원은 물론 보병용 중거리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을 짊어진 병력도 눈에 띄었다.
마킨 아일랜드함에서 이륙한 수직이착륙기 MV-22B '오스프리' 수 대도 로터를 수직으로 세운 채 비행하면서 미 해병대 병력을 육지로 실어 날랐다.
한국 해병대 병력이 해안을 확보하는 사이 미군의 공기부양상륙정(LCAC)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변을 뒤덮는 물안개와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상륙한 LCAC가 하부 튜브의 공기를 빼자 실려 있던 차륜형 경장갑차(LAV) 3대가 내려 전개했다.
이날 훈련은 약 1만3000여명의 한미 해병대가 해안을 점령해 추후 대규모 지상군 작전이 가능한 영역을 성공적으로 확보하면서 종료됐다.
이번 쌍룡훈련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캠프 펜들턴에 주둔하는 해병 제1원정군(Ⅰ MEF)이 2016년 이후 7년 만에 참여했다. 그간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에 미측은 통상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해병 제3원정군(Ⅲ MEF)을 파견했다.
한반도 유사시 미 본토 주둔 병력이 증원 전력으로 전개되는 과정을 공중전력 투사까지 가능한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을 동원해 훈련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2021년 창설한 한국 해병대 항공단과 미 해병대 제1해병항공단의 연합 훈련도 쌍룡훈련과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를 계기로 처음 시행됐다.
2018년 이후 열리지 않다가 5년 만에 부활하면서 사단 규모로 체급을 올린 이번 쌍룡훈련에 미측도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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