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궤적을 담은 일기"…회화의 본질 탐구한 작가 최명영

이루라 기자 | 2023.05.12 21:44

[앵커]
캔버스 대신 한지에 물감 대신 먹물을 사용해 새로운 예술 세계를 구현한 작가가 있습니다. 대학 시절 정물화를 그리다 지쳐 회화의 본질을 탐구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이루라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액자 없이 벽에 핀셋으로 고정돼 있는 무채색의 그림. 캔버스가 아닌 얇은 종이에 먹을 칠한 뒤, 뒷면에서 구멍을 반복적으로 뚫어 표면에 오돌토돌한 입체감을 만들어냅니다.

최명영 / 작가
"촉감, 질료감을 앞으로 돌출시키게 되는 거죠. 그런 작업을 하게 된 사실은 회화가 갖는 평면, 평면이 과연 뭐냐."

미대생 시절 정물화를 그리다 지쳐 그림을 그만두려고 했던 작가는, 묘사를 하지 않고도 회화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최명영 / 작가
"평면을 그 대상 자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작업을 하는 작가의 컨디션, 작가의 호흡이라든지의 느낌을 어떻게 작업에 적용이 될지 생각하면서..."

이후 작가는 캔버스를 벗어나 한지, 방안지 등에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습니다.

반복적으로 뚫는 행위를 통해, 그리고 지문을 찍는 식으로 '신체의 움직임'을 담아 스스로만의 흔적을 남겼습니다.

최명영 / 작가
"특별하게 이미지를 드러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반복돼서 축적돼서 하나의 세계를 이루는."

그의 몸짓이 평면에 닿는 순간, 새로운 예술 세계가 펼쳐집니다.

TV조선 이루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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