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니] 필수의료·지역병원 붕괴 위기…의사 수 얼마나 늘려야 하나

신경희 기자 | 2023.05.28 19:20

[앵커]
정부가 3년 만에 의대 정원 확대를 다시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5학년도부터 반영하려면 내년 4월까지는 협의를 마무리지어야 하는데 의사협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됩니다. 의사 수를 얼마나, 어떻게 늘려야 될지 사회정책부 신경희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신 기자, 의사가 많이 부족합니까?

[기자]
네, 의대 정원은 2006년부터 18년째 3058명에 묶여 있는데요. 현재 국내 의사 수는 13만여 명.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5명으로 OECD 꼴찌 수준입니다. OECD 평균인 3.7명에 도달하려면 단순 계산만으로도 의사가 6만여 명 정도 부족합니다.

[앵커]
전체 의사 수도 부족한데, 그 와중에 수도권엔 의사가 몰리고, 지역엔 의료 공백이 생기는 게 더 문제이지 않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서울이 전남의 3배가 넘고, 300병상 이상 공공병원 설치율은 서울이 100%인 반면, 광주, 대전, 울산은 0%로 전무합니다. 한마디로 '서울 쏠림' 현상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앵커]
일단, 정부의 구상은 의사 전체 수부터 늘리겠다는 건데, 의대 정원은 몇 명이나 늘릴 생각입니까?

[기자]
정부는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줄어들었던 351명을 원상 복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의협도 어느정도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부족했던 기간을 고려하면 500명, 또는 그 이상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정형선 /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전체 의사의 총량이 늘어야만 되는 상황입니다. 1천 명을 늘려서 4천 명 정도 뽑는 것으로 해야..."

[앵커] 
증원하는 방식도 중요하겠죠. 기존 의대의 정원을 늘리는 것이 있을테고, 의대를 신설하는 것이 있겠고요. 어느쪽입니까?

[기자]
네, 정부는 일단 의대 신설보다는 기존 의대의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는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공공의대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경실련은 최근 "기존 의대 정원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의료취약지 문제를 결코 해소할 수 없다"며 "권역별 공공의대를 신설하고 지역에서 10년간 의무복무하도록 해야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의사협회는 강하게 반발한다면서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의사협회는 의대 정원 확대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필수의료 인력난 해결이 먼저라는 주장인데, 필수의료 분야는 의료사고 부담이 크고 업무강도도 세기 때문에 수가 인상 등이 의대 정원 확대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광래 / 인천광역시 의사회장 (지난 24일)
"현재의 기피과에 단순하게 의대 정원만 확대한다고 전공의가 지원할까요? 기피과에 인턴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강력한 정책 마련해야…"

복지부와 의사협회는 다음 달 1일 10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 관련 논의에 본격 돌입할 전망입니다. 

[앵커]
코로나 사태가 안정되면 다시 논의하기로 하면서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는데, 국민 생명이 달린 만큼 의료 공백 없는 방안을 만들어야겠습니다. 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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