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줘서 다행이죠"…촌각 다투며 전화 돌리는 구급대원들
차정승 기자 | 2023.06.02 21:11
[앵커]
요즘은 아파도 밤에 아프면 큰 일 납니다. 응급실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생명이 위급한 응급 환자도 응급실을 찾다 밤을 새울 지경입니다. 최근 실제로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요. 세계 최고라는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왜 이렇게 됐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어제 밤에는 응급실에서는 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차정승 기자가 직접 다녀 봤습니다.
[리포트]
공사장에서 머리를 크게 다친 60대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합니다. 시멘트가 담긴 양동이에 맞아 후두부 8cm 가량이 찢어졌습니다.
"머리는 들지 말고 잠깐 계세요. (피 많이 묻어서 옷 자를게요.)"
뇌출혈까지 올 수 있는 위급 상황이었지만, 수술이 가능한 응급의료센터에 7분 만에 도착해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송 119구급대원
"(금방 오실 수 있었던 건가요?) (병원에서) 받아주셔서 다행히요. 늦어지면 당연히 생명이 위험.."
이 환자와 달리 지난 3월 건물에서 떨어진 대구 10대 여학생과 교통사고를 당한 용인의 70대 남성은 받아주는 응급실이 없어서 결국 숨졌습니다.
지난 5년간 '응급실 뺑뺑이'를 분석한 결과, '전문의와 병상 부족'이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김영환 / 국립중앙의료원 외상센터장
"수술 등을 담당할 의사가 없으면 중증외상 환자를 응급실 단계에서 아예 받지를 못합니다."
구급대원이 한손으론 응급처치를 하면서, 다른 손으론 응급실이 있는 병원을 수소문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지금도 가용병상을 확인하는 '종합상황판'과 전용 앱이 있지만 실시간 업데이트가 안되다 보니 무용지물입니다.
이형민 /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
"수술을 해야 되는 모든 스태프들이 다 24시간 정보를 계속 업데이트를 해야 돼요."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종합상황판 전면개편 계획을 발표했지만 어젯밤에도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TV조선 차정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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