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혁신위원장에 '李 지키기' 출신 이래경…9시간만에 사퇴

이광희 기자 | 2023.06.05 21:10

[앵커]
전당 대회 돈봉투 사건과 김남국 코인 사태로 코너에 몰린 민주당 이재명 지도부가 당 혁신기구를 만들기로 한지 3주 만에 혁신위원장을 임명했습니다. 그런데 임명하자마자 논란이 들끓었고, 결국 단 9시간 만에 자진 사퇴했습니다. 당 혁신의 전권을 주는 자리에 과거 자신을 지키자는 운동을 이끌었던 인물을 임명했다는 비판부터 천안함 자폭 발언까지 터져나오자 하루도 버티지 못한겁니다. 그리고 이 대표의 리더십에는 또 한번 큰 상처가 새겨졌습니다.

오늘 하루 민주당에서 벌어진 일들을 이광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아침 9시 30분, 민주당 최고위에서 이재명 대표가 예고에 없던 혁신위원장 인선을 발표합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혁신기구를 맡아서 이끌 책임자로 사단법인 다른백년의 이래경 명예이사장님을 모시기로…."

민주당 지도부는 올해 칠순인 이래경 혁신위원장이 서울대 금속공학부를 졸업하고 매출 190억 규모의 수송용 운송장비업체 대표 출신의 "성공한 사업자"라며 당명 변경과 공천룰을 포함한 혁신 관련 전권을 맡기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권칠승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혁신기구에서 제안하는 내용을) 지도부에서 수용한다고 하는 게 전권을 위임한다는 의미로 보시면 맞을 것…."

하지만 인선 발표 직후부터 이 위원장의 이력이 논란이 됐습니다.

지난 2019년 이재명 지사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던 이력과 함께, SNS에 올린 글들이 좌편향적이란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말을 아꼈고,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래경 씨가 천안함 사건 조작이다…."} "그 점까지는 저희가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 같네요."
{(임명) 철회하실 생각이 있나?} "…."

친명 지도부도 오후까지는 "자유로운 의사표현"이라고 엄호했습니다. 

권칠승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시민의 일원으로서 개인적으로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한 것…."

하지만 시시각각 악화되는 여론에 박광온 원내대표마저 "활동 자체가 심각한 문제가 되는 모양" 이라며 우려를 표했고, 결국 저녁 7시가 다 된 시간 이 위원장은 자진 사퇴를 발표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마녀사냥식 정쟁의 대상이 된 것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사과는 하지 않았고, 임명을 강행했던 이재명 대표도 "사의를 존중했다"고만 하고선 유감 표명도 없이 국회를 떠났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검증이 부실했다는 지적 나올 수밖에 없는데…."} "…."

TV조선 이광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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