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무허가 주차대행' 기승…"영종도 전체가 불법 영업장"
박한솔 기자 조유진 기자 | 2023.06.05 21:26
차량 파손돼도 "나 몰라라" 피해는 고객 몫
무보험에 고객 차 무단 이용도
[앵커]
요즘 해외 여행 많이들 나가시죠. 코로나 발생 전 여름휴가 시즌에 인천공항에서 나타나던 현상이 다시금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종도 전체가 불법 주차 영업장"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불법 주차 대행 업체'가 기승인 건데요. 해당 업체들이 주차도 대신해주고, 주차비도 공항보다 싸고, 겉보기엔 이점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용객 불만이 계속되고 있어 뭐가 문제인지, 박한솔, 조유진 기자가 추적해봤습니다.
[리포트]
뜨거운 땡볕 아래 차량 수백 대가 주차돼 있습니다. 길가와 주택가는 물론, 야산까지 차량이 줄줄이 주차돼 있습니다.
인천공항 이용객이 불법 주차대행 업체에 맡긴 차들입니다.
공식업체에 맡기면 공항 주차장에 세우지만, 사설 업체가 아무렇게나 세워둔 겁니다.
인천공항 주차대행 공식업체는 2곳 뿐인데, '저렴한 비용'을 내세운 불법 대행업체가 난립해 기승을 부립니다.
이들은 허가를 받았고 실내 주차한다고 광고도 하지만 실제로는 공항 밖 야산과 도로변 등에 마구 세웁니다.
공식업체가 아니면 아예 공항 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인데, 업체가 난립하다 보니 공항에서 10km 떨어진 곳까지 차를 세우기도 합니다.
불법 주차대행 이용객
"제 차가 그렇게 (주차)되어 있었어요?"
인천공항 측도 불법 주차 대행 실태를 알지만 처벌 권한이 없어 단속이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인천공항 관계자
"(불법 주차 대행 영업이) 영종도 전체적으로 퍼져 있다고 보시면 되고요"
이렇다 보니 불법 업체가 적반하장 큰소리까지 칩니다.
불법 주차대행 업체 관계자
"사업자 다 내고 하는 거잖아요. 여기 불법도 아닌데 왜 여기서 찍고 난리냐고요!"
이러한 사설 주차 대행은 불법이란 점 뿐만 아니라, 허술한 차 관리도 문제로 꼽힙니다.
불법 주차대행 업체에 맡겼다가 차량 파손 등의 피해를 봤다는 운전자들도 적지 않은데요, 피해자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1월 불법 주차대행 업체에 차를 맡기고 해외를 다녀온 이후제 씨. 귀국해 차를 받고 보니 바퀴에 흠집이 나 있었다고 했습니다.
업체 측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책임 없단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이후제 / 불법 주차대행 이용객
"(업체 측은) 경찰서 가서 진실 여부를 따져보자…"
더욱이 업체 직원이 자기 차를 무단 사용하는 장면까지 블랙박스에 담겼습니다.
이후제 / 불법 주차대행 이용객
"제 차량을 가지고 중앙선 침범까지 하면서 직원들 3명을 픽업하기 위해서…"
또 다른 해외여행자도 불법 대행업체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업체 측은 분명히 "공항 주차장에 주차했다"며 사진까지 보내왔는데, 차를 받아 보니 차량 흠집은 물론, 실내에 진흙까지 묻어 있었다는 겁니다.
A씨 / 불법 주차대행 이용객
"실내주차라고 돼 있었어요. 여행을 갔다 왔는데 차 뒤에 휠 기스가 좀 나있고, 좌석에 진흙 같은게 막…"
그런데 이들 모두 제대로 보상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불법 대행업체가 보험 가입을 안한 데다 업체 과실 입증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문철 / 변호사
"결국 보험이 안 들어 있으면 개별적으로 소송을 하는 수밖에 없는데, 소송 절차가 번거롭고…"
경찰은 휴가철을 앞두고 특별대응팀을 꾸려 불법 주차대행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인천공항 이용객이 늘어 연휴면 장기주차장 가동률이 110%를 넘을 정도여서 주차시설 확충도 필요하단 지적도 나옵니다.
TV조선 조유진-박한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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