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 기록적 폭우에 줄줄 새는 아파트…침수 원인은?

송민선 기자 | 2023.07.18 21:26

"기후변화 반영해 배수용량 기준 고쳐야"
[앵커]
'극한호우'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며, 신축 아파트도 물이 새고, 잠기는 등 피해가 컸는데요, 아파트 배수시설 기준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기록적 폭우가 잦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배수용량의 기준점이 과거에 머물고 있다는 거죠.

송민선 기자가 아파트 배수시설을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시간당 50mm 안팎의 폭우가 내린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빗물을 퍼내느라 바쁩니다.

A아파트 관리 직원
"(물 퍼내기 시작한 지) 한 20~30분 됐어요. (작년에도 비 샜잖아요?) 네. (보수) 공사를 했는데…."

같은 날, 인천의 한 아파트도 지하 1층 승강기 주변에 빗물이 넘쳐, 주민 편의시설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시공사 측은 배수시설을 규정대로 설치했지만 갑작스러운 폭우에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A아파트 시공사 관계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다 그러면 그 용량이 초과돼서 넘치고 이랬던…. 배수구 부분이 막혔던 거예요."

B아파트 시공사 관계자
"우수(빗물) 처리 배관의 용량을 초과해서 비가 한꺼번에 오다 보니까…."

개별 아파트는 지붕과 단지 면적, 연평균 강우량 등을 토대로 빗물 처리 용량을 정하고 관련 시설을 설치합니다.

그런데 지난 3주간 서울 강수량은 470.4mm로, 지난 30년 평균치 283.9mm를 1.7배 웃돌았고, 국지성 호우도 점점 잦아져서 지금 기준으로는 앞으로 대응이 힘들다는 지적입니다.

C시공사 관계자
"이상 기후가 이제 상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설계부터 그런 어떤 기준치를 더 높여가지고 설계를 해야만이…."

하지만 무턱대고 아파트 빗물 처리 용량 기준만 강화할 수도 없습니다.

D아파트 건축설계사
"1년 중에 한 요 며칠 버티려고, 그 돈이 한두 푼 드는 게 아니에요, 그게. 몇 백억 단위예요, 몇 백억 단위. 그럼 조합원들 부담금이 늘어나잖아요."

더욱이 아파트 자체의 배수 처리 용량을 늘려도 도시 하수처리 시설이 못 받쳐주면 소용도 없습니다.

주진걸 / 동신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아파트 내) 우수관거(빗물처리 시설) 확장보다는 (도시에) 지하 저류조를 설치한다든지 아니면 유역 내에 녹지를 확대해서…."

서울시가 지난해 공공 하수관 처리량을 시간당 95mm에서 100mm로 올렸지만, 이 역시 역부족이라는 겁니다.

기후변화로 장마철 극한 호우와 지하시설 피해가 매년 반복돼 장기적인 도시 치수 점검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소비자탐사대 송민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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