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권유로 논콩 심었더니 '물바다'…"올해 농사 끝났다"

박건우 기자 | 2023.07.20 21:23

[앵커]
이번 장맛비로 농경지 침수 피해가 큰 곳 중 하나가 전북 김제인데요. 농민들은 정부 권유로 벼 대신 논콩을 심은게 문제라는 주장입니다. 씨를 뿌리는 시기가 장마와 겹치는데다, 논콩이 물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막막합니다.

박건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틀 전까지 물에 잠겼던 전북의 논콩밭입니다. 아직도 진흙이 흥건하고, 물웅덩이가 곳곳에 고여 있습니다.

지난 15일 200mm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논콩밭이 물에 잠겼습니다.  

김오목 / 피해 농민
"이 들판이 다 바다되었어. 그런데 지금 빠졌는데, 물이 빠진 곳 도랑은 번들번들하고 지금도…."

이번 장맛비로 물에 잠긴 논콩밭 면적은 김제 죽산면에서만 축구장 2200배에 이릅니다.

논콩 이파리와 줄기는 말라 비틀어졌고, 밭에서 뽑은 뿌리는 검게 썩어가고 있습니다.

조성호 / 피해 농민
"콩이 계속 물속에서 잠겨져 있어서….물 속에 들어가서 다 죽어버렸으니까 썩어, 썩어."

농민들은 주로 쌀농사를 지어왔지만, 전략작물직불금이 지급된다는 정부의 권장에 올해부턴 논에 논콩을 심었습니다.

하지만 논콩이 침수에 속수무책으로 망가지자, 일부는 작물을 바꾼 걸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벼는 이맘때면 팔길이 정도로 자라 침수에 더 잘 버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택환 / 피해 농민
"콩들은 지금 시기에 물에 잠긴다는 것은 거의 치명적으로 상황이 안 좋은 거거든요. 차라리 벼농사를 지은 게 훨씬 좋은…."

정부는 어제 죽산면 일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포함시켰고, 김제시는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TV조선 박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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