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 죽처럼 변하는 '산 홍수'…산사태 대피소도 위험하다
차정승 기자 | 2023.07.21 21:12
[앵커]
아직 실종자도 다 찾지 못한 상황에서 예천의 산사태 대피소가 또 다시 산사태에 휩쓸릴 뻔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먼저 예천의 상황을 알아보고 이어서 달라진 산사태, 무엇이 문제인지 자세히 따져 보겠습니다.
먼저 차정승 기자가 보도하겠습니다.
[리포트]
돌덩이와 나뭇가지가 뒤섞인 흙더미가 하천을 가득 메웠습니다. 급류는 '산사태 대피소'로 지정된 마을 경로당 바로 옆까지 덮쳤습니다.
정해성 / 예천군 금곡1리
"돌이 쌓이다 보니까 그 위로 물이 넘친 거죠, 물이 저 동네로(대피소 쪽으로) 흘러버린 거예요."
산사태로 2명이 실종된 벌방리 마을의 대피소도 하마터면 위기를 겪을 뻔했습니다.
"골짜기를 따라 쏟아진 흙더미가 산사태 취약지역 대피소로 지정된 이곳 노인복지회관 뒤까지 흘러 내려왔습니다."
주위를 둘러싼 주택들이 방파제 역할을 해준 덕분이었습니다.
예천군 벌방리 주민
"(쏟아지는) 범위가 어떻게 될지 모르죠. 그나마 방호벽처럼 해준 거죠, 이 집이요."
주민들은 산사태 발생 시 대피소로 피해야하지만 대피소 역시 안전하지 않은 겁니다.
이정달 / 예천군 금곡2리 이장
"우리는 그냥 무방비였죠. 대피할 다른 데가 없으니까 우선 여기 대피한 거예요."
경북 예천 피해 지역은 대부분 산사태 취약지역이 아니었는데, 이번 산사태는 기존과 달리 진흙처럼 변한 흙이 쏟아지는 형태였습니다.
산림청 관계자
"이건 취약지 개념을 떠나서요. '산 홍수'라는, 완전히 산이 죽처럼 변해 있는 상태에서 뭔가 하나 충격만 주면 어디든 빠질 수 있는데.."
지독해지는 장맛비와 산사태의 유형 변화에, 기존의 재난 대응 시스템이 무력해지고 있습니다.
TV조선 차정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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