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야?!] [단독] '법조인대관' 삭제한 '정진석 실형' 판사?
한송원 기자 | 2023.08.12 19:42
[앵커]
뉴스야 시작합니다. 정치부 한송원 기자 나왔습니다. 첫 번째 물음표 볼까요.
[기자]
네, 첫 번째 물음표는 "법조인대관 삭제한 '정진석 실형' 판사?"입니다.
[앵커]
뒤에 보이는게 법조인 대관인가요?
[기자]
예 그렇습니다. 법조인 인명사전 격인 법조인 대관인데요.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 명예훼손 혐의로 정진석 의원에게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한 박병곤 판사를 검색해봤더니, 검색이 안됩니다. 저희가 단독으로 취재해보니, 이 사건을 배당 받은 박 판사가 선고를 앞두고, 자신의 개인정보를 삭제해달라고 법조인 대관을 관리하는 곳에 요청했다고 합니다. 박 판사의 고등학교, 대학교, 연수원 기수, 근무지 등이 포함된 기본적인 정보였는데요, 법조인대관엔 사법시험이나 변호사 시험을 합격하면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모든 법조인이 등재돼 있습니다. 지금도 판사 3000여명, 검사 2000여명 등 현직 판검사들이 대부분 등록되어있는데, 박 판사만 이를 삭제한 겁니다.
[앵커]
매우 이례적인 일 아닌가요?
[기자]
네, 법조계에서도 이례적이라 입을 모읍니다. 3급 이상 고위공무원 대우를 받는 판사가 특별한 이유 없이 스스로 자기 정보를 삭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건데요. 법조계 안팎에선 벌금 500만 원 형인 검찰 구형보다 무거운 실형을 선고하면서, 과한 형량이 논란이 될 것을 알고,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앵커]
정진석 의원은 감정적 판결이라고 반발했는데, 실제 그럴 여지가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정진석 의원 발언부터 들어보시죠.
정진석 / 국민의힘 의원 (지난 10일)
"실형이 선고된 것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가 없다. 다분히 감정이 섞인 판단이다. 전 이렇게밖에 이해가 안 됩니다."
논란이 뜨겁다보니,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박 판사가 과거에 썼던 글이나 SNS 활동까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박 판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야권 인사들을 대부분 팔로우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오히려 박 판사를 팔로우하고 있습니다. 또 박 판사가 고3때 쓴 글엔, 한나라당을 겨냥해 "수준 낮은 사고를 국민들에게 강요", "불법 자금 해 처먹은 의원들"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 의원에게 선고된 형량이 전례에 비춰봤을 때 과합니까?
[기자]
박 판사의 형량이 양형 기준을 넘는 것은 아닙니다.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거 판결에서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을 말한 죄로, 징역형이 나온 적이 있긴 해서, 이번 판결과 함께 노 대통령을 성역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는 대통령이 대상이거나 구체적 허위사실이 있어도, "공인에 대한 의혹 제기"를 폭넓게 허용해, 무죄나 비교적 가벼운 형량인 벌금형이 선고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했던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은, "문 대통령 사상에 대한 입장 표명"으로 보고 무죄를 선고받았고요. 이승만 전 대통령 명예 훼손 혐의로 기소된 제작사도 "역사적 인물의 허위사실은 종합적 판단 필요"라며, 무죄를 받았습니다.
[앵커]
첫 번째 물음표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첫 번째 물음표 "법조인대관 삭제한 '정진석 실형' 판사?" 의 느낌표는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로 뽑아봤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판결을 내려야하기 때문에 법복의 무게는 더욱 무거운 거죠. 그런데 법조인 대관은 삭제하고, 정 의원에겐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법정구속은 빼서, '자신 없는 태도의 정치 성향 판결'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사법권을 가진 법관이라는 직업에, 판단의 저울이 공평하고 타당했는지 국민들이 지켜볼 것입니다.
[앵커]
두 번째 물음표 넘어가보죠.
[기자]
네, 두 번째 물음표는 "롤스로이스남도 한동훈 탓?" 입니다.
[앵커]
롤스로이스로 큰 사고를 낸 남성의 얘기군요. 이 사건과 한동훈 장관이 연관이 있나요?
[기자]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제기한 주장이죠. 이른바 '롤스로이스 남' 신 모 씨, 지금은 구속된 상태지만요. 마약류 양성 반응에도 사고 직후 석방돼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런데 박 의원은 석방이 가능핬던 게 '대검찰청 예규' 탓이라고 했습니다. 검찰이 경찰을 지휘하는 내용이 담긴 대검 예규인데, 신 씨 석방의 근거가 된 변호사 신원 보증 제도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왜 검찰 예규를 한 장관은 손보지 않았냐, 책임을 물은 겁니다.
[앵커]
사실과 다른겁니까? 한 장관은 즉각 반발했네요?
[기자]
한동훈 장관은 "의도적으로 내용을 왜곡한 허위 주장"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우선 검찰의 경찰 수사 지휘가 문재인 정권 때 '검수완박'으로 사라졌기 때문에, 이 대검 예규도 이미 효력을 잃었다고 했고요. 또 대검 예규 뜻도 "신원 보증이 있으면 풀어주라"는 게 아니라, 오히려 "구속 필요성이 없어서 풀어줄 땐, 신원보증을 받으라"는 뜻이라는 겁니다.
[앵커]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죠?
[기자]
네, 박 의원은 한 장관의 반박이 나오자 재차 글을 올려 "왕자병"이라고 공격했습니다. '철 지난 예규'를 손 보고, 할 일을 하란 건데, "왜 본인에 대한 공격으로 확대해석하냐"는 겁니다. 이에 한 장관은 박 의원을 향해 "음주운전 전과자"라고 하며 받아쳤습니다. 박 의원 같은 음주운전 전과자가, 마약 운전한 롤스로이스 사건 석방에 분노할 자격이 있냐는 취지입니다. 박 의원은 2009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고, 2021년 8월 민주당 대선 경선 시절 이재명 후보의 음주운전 재범 의혹이 나오자, "한 번"이라며 "전혀 의미 없는 공방"이라고 감싸기도 했습니다.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1년 8월)
"아무 의미 없는 공방 아닌가 싶기도 해요. 왜냐하면 (범죄·수사경력 회보서) 그건 이미 당에 다 제출했고요."
[앵커]
두 사람 설전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박 의원은 법사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긴 상태여서, 앞으로도 한 장관과의 설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전 대정부질문이나 라디오에서도 한 장관을 겨냥한 발언은 계속 됐었습니다.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4월)
"검찰과 한동훈 장관이 우리를 이런 식으로 농락해도 됩니까? 이게 국민들 상식에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한동훈 / 법무부장관 (지난 4월)
"비약이 너무 심하시네요. 녹음까지 있는 뇌물사건입니다."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4월)
"초등학교 아이들 말싸움하듯이 우리 집 TV가 더 커 막 이런 얘기하듯이 아주 유치한 논법을 계속 쓰더라고요."
한동훈 / 법무부장관 (지난 4월)
"라디오 달려가셔서 그렇게 (제가) 없는 자리에서 욕하고 뒤풀이하시는게 요즘 민주당 의원들 유행이신가 봅니다."
[앵커]
두 번째 물음표 정리해보죠.
[기자]
두 번째 물음표 "롤스로이스 남도 한동훈 탓?" 의 느낌표는 "지록위마 입씨름 그만! " 하겠습니다. 박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법사위 이동 이유를 "한동훈 장관과 입씨름하며 시간 낭비하는 민주당의 사법개혁 칼날을 다듬기 위해서"라고 했는데요. 사실이 아닌 걸 사실로 만들어 굳이 설전을 이어가려는 '정치적 장사'가 아니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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