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카이스트 출신" 갑질 학부모…신상 털리자 "그 교사는 안 죽었다"

송지욱 기자 | 2023.08.16 15:26

유명 명문대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임신 중인 공립유치원 교사에게 막말을 퍼부은 학부모의 신상과 입장이 공개됐다.

문제의 학부모는 과거의 언행에 대해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죄송합니다만 그 교사는 죽지 않았다"거나, 아이 실명 거론에 법적 조치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정작 본인은 피해 교사의 실명을 공개적으로 기입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그가 과거 출간한 책 서평에 최하점을 주는 '별점 테러'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작가 백모씨는 전날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 4년 전 자신의 아이가 다녔던 공립 유치원 교사에게 전화로 막말을 하고 다량의 문자를 보내 괴롭힌 것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백씨는 "죄송하다. 4년 전 제 언행이 경솔했다"며 자신이 해당 학부모가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당신 이름 전국 교사들이 다 기억할 것'이라는 지적에 해당 교사의 실명을 언급하면서 "공립유치원 교사 ○○○ 이름도 전국 교사들이 다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백씨는 "아이의 실명이 거론되는 것은 법적 조치가 될 수 있으니 삼가 달라"며 "죄송합니다만 그 교사는 죽지 않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의 서이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는 아니라는 취지의 반응으로 보인다.

백씨는 "4년 전 저희 아이도 당한 것이 있고, 여러 정서학대 정황이 있어서 교장 선생님과 30분 이상을 상의했으나 해당 교사의 언행이 나아지지 않았다"며 "마지막에 해당 교사는 교직원과 반 아이들 및 제 아이가 보는 앞에서 윽박지르고 소리를 질렀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지난 1일 한 공립유치원 교사는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년 전 지도했던 유치원생의 어머니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며 통화 녹음 내용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해당 학부모는 "당신 어디까지 배웠어요? (내가) 카이스트 경영대학 나와서 MBA까지 했는데 카이스트 나온 학부모들이 문제야? 당신 계속 이딴 식으로 해도 되는 거예요, 정말?"이라고 교사에게 따졌다.

또 "아이가 7세에 영재교육원을 목표로 하고 있어 수업 일수가 모자람에도 학비 지원금을 수령하겠다"며 "이 다음에 사회에 멋진 구성원이 될 아이를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해 달라"고 요구하거나, "친구를 때리지도 않은 걸 때렸다고 했다"며 "이 문제들을 공론화시키고 교원평가에 반영할 수 있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해당 학부모는 피해 교사가 자신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유치원으로 전화해 연락을 시도하거나, 장문의 문자를 밤낮 가리지 않고 발송해 심지어 하루 문자를 28통씩 보낸 날도 있었다고 한다.

한편, 백씨가 과시했던 카이스트 경영대학 졸업과 MBA 과정을 마쳤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백씨는 자신의 저서에 '베트남에서 2년간 봉사 활동을 하고 온 대한민국 태생의 엄마. 엄마이기 이전에 여성으로서 유리천장을 깨보고자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원 SEMBA과정에 입학하였으나 출산으로 1년 만에 자퇴했다'고 본인을 소개하고 있다.

백씨 역시 학력 허위 논란이 불거지자 "한동대 출신이고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자퇴생"이라며 "대전 카이스트와는 무관하다"고 정정하며 사과했다.

현재 백씨는 블로그 내 게시물을 모두 비공개 혹은 삭제 처리하고 인스타그램 소통 채널을 닫아 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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